고등학교 선배 변호사가 수임한 사건을 맡아 항소심에서 감형해 준 대가로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김 모 부장판사가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6.3.23 © 뉴스1 구윤성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24일'재판 거래 의혹'을 받는 현직 부장판사와 선배 변호사에 대한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된 데 관해 "수사 단계에서 확보한 진술로 혐의 상당 부분이 소명됐다고 본다"고 반박 입장을 밝혔다.
공수처 관계자는 이날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관계자는 "기각 사유를 면밀히 검토해서 향후 수사에 반영하겠다"고 덧붙였다.
전날 서울중앙지법 김진만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를 받는 김 모 부장판사(44)에 대해 "주된 (뇌물)공여 부분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김 부장판사의 고교 선배인 정 모 변호사(48)에 대해서도 같은 이유로 기각했다.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던 공수처는 김 부장판사가 정 변호사로부터 뇌물을 받고 정 변호사가 맡은 항소심 사건 20여건의 형량을 줄여줬다고 의심하고 수사해 왔다.
법원의 영장 기각 사유인 '소명 부족'과 '진술로 혐의 상당 부분 소명'이라는 공수처 입장이 전면 대치된다는 지적에 공수처 관계자는 "법원에서 기각 사유를 아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지 않냐"며 "구체적 사실관계 관련인지, 사실관계를 토대로 한 법리 판단(때문)인지 확인하고 검토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구속영장 재청구 계획이 있는지 묻는 말에는 "검토 범위 안에 들어간다"며 "지금 단계에서 영장 재청구를 '안 한다', '한다'고 말할 수 없다" 답했다.
증거 인멸 정황이 있었는지 묻는 질문에는 "영장 청구에서 증거 인멸 혐의가 빠지는 경우가 없다"고 설명했다.
공수처 수사2부(부장검사 김수환)는 지난 18일 김 부장판사에 대해 뇌물수수 혐의, 정 변호사에 대해 뇌물공여 혐의를 각각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부장판사는 2023~2025년 전주지법 근무 시절 고교 선배인 정 모 변호사가 수임한 사건을 맡아 가벼운 형을 선고해 준 대가로 현금과 아들 돌반지, 배우자 향수 등 370만 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정 변호사 등이 주주로 있는 회사가 소유한 건물을 아내의 바이올린 교습소 용도로 무상으로 사용했다는 혐의도 있다.
정 변호사는 김 부장판사에게 현금, 고급 향수 등 금품을 건네고 자신이 소유한 건물 일부 공간을 1년간 무상으로 김 부장판사 아내의 바이올린 교습소로 제공했다는 의심을 받는다. 무상 임차 이익을 포함하면 전체 금품 수수 액수는 수천만 원대인 것으로 조사됐다.
김 부장판사는 공수처 조사에서 친분으로 받은 단순 선물일 뿐 대가성은 없다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변호사 측도 김 부장판사 가족이 건물을 무상으로 사용하지 않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김 부장판사는 지난달 23일 자로 수도권 소재 지방법원으로 발령받아 근무해 왔다.
hi_nam@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