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팔아 6.5억 배상… 9억대 리딩방 인출책 '집유'

사회

이데일리,

2026년 3월 24일, 오후 02:57

[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투자 리딩방 사기 조직에 가담해 9억원대 피해를 입힌 보이스피싱 수거책이 자신의 부동산까지 매각해 피해자들과 합의한 끝에 실형을 면했다. 법원은 피고인의 범죄 가담 정도가 가볍지 않지만 전 재산을 처분해 피해 회복에 나선 점을 이례적으로 높게 평가했다.

북부지방법원.(사진=이데일리DB)
◇고수익 미끼로 9.7억 편취… 인출책으로 가담

서울북부지법 제13형사부(재판장 나상훈)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및 전기통신금융사기피해방지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50)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지난 6일 선고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25년 1월부터 약 3개월간 보이스피싱 조직의 지시를 받아 피해금을 인출하고 상급자에게 전달하는 ‘현금 인출·전달책’ 역할을 수행했다.

해당 조직은 ‘손실복구팀’을 사칭해 피해자들에게 접근한 뒤, 허위 투자 사이트로 유인해 홍콩 항생 지수나 나스닥 지수 거래를 통해 고수익을 낼 수 있다고 속이는 이른바 ‘리딩방’ 수법을 사용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전체 피해 금액은 약 9억7420만 원에 달하며, 이 중 A씨가 직접 은행 ATM기 등을 통해 인출해 전달한 금액만 8억6070만 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피해자 중 1명은 7억 원이라는 거액을 사기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보이스피싱 범죄의 사회적 해악과 A씨가 취득한 범죄 수익(약 5000만원)을 근거로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A씨의 사후 대응이 양형의 결정적 변수가 됐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본인이 보유하고 있던 부동산 지분을 모두 매도해 배상금을 마련했다. 이를 통해 전체 피해액의 3분의 2를 상회하는 6억4900만 원을 피해자들에게 지급했다.

피해자들은 A씨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배상 노력을 받아들여 전원 처벌 불원 의사를 밝히고 합의서를 제출했다. 보이스피싱 사건에서 인출책이 피해액의 상당 부분을 직접 변제하고 전원 합의를 끌어내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사례다.

재판부는 “보이스피싱 범죄는 피해 회복이 어렵고 사회적 해악이 크며, 피고인의 범행 기간과 인출 금액에 비추어 죄책이 무겁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고인이 초범이고 범행을 반성하고 있는 점, 특히 자신의 부동산 지분을 매각하는 등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여 피해액의 상당 부분을 변제한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한다”며 “피해자들 전원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종합 고려해 이번에 한해 집행유예를 선고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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