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의 나눔이 아이에게 영양을, 농가에는 희망을"

사회

이데일리,

2026년 3월 27일, 오전 05:51

[수원=이데일리 황영민 기자] 경기도 양평군에 사는 초등학교 3학년 A군은 같은 반 친구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방학이 그리 달갑지 않다. 학기 중에는 학교에서 주는 양질의 급식을 먹을 수 있지만 방학 기간 중에는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기 일쑤여서다. 빠듯한 형편에 홀로 자신을 키우는 어머니 밑에서 자라 일찍 철이 든 A군에게 밥투정은 언감생심이다.

최창수(오른쪽에서 세번째) 경기도농수산진흥원장이 경기도내 지역아동센터 관계자들에게 취약계층 아동들을 위한 친환경 농산물 꾸러미를 전달하고 있다.(사진=경기도)
지난 2월 A군 집 앞으로 묵직한 상자 하나가 배달왔다. 그 안에는 감자와 양파, 고구마, 대추방울토마토, 사과, 배 등 경기도 친환경농가에서 생산된 농산물들이 한가득 들었다. 경기도가 고향사랑기부제 첫 지정기부 사업으로 기획한 ‘취약계층 농산물 꾸러미 지원사업’에 A군 가정이 선정돼서다.

이 사업은 학교급식이 중단되는 방학 기간, 경기도 친환경 농산물로 구성된 꾸러미를 취약계층 가구에 제공해 영양 불균형을 해소하고, 지역 농산물 소비도 촉진하는 이중 효과를 노리고 기획했다.

경기도는 인구감소지역인 가평·연천·양평·여주·포천·동두천 등 6개 시군 소재 지역아동센터에 등록한 1500여 가정을 대상으로 이 사업을 펼치고 있다. 경기도는 고향사랑 지정기부를 지난해 7월부터 시작해 8개월만인 지난 17일부로 목표금액 6000만원 모금을 마쳤다. 도는 6개 시군 1424가정에 지난 2월 1차 농산물 꾸러미를 제공했고 여름방학 기간인 8월에 2차 농산물 꾸러미를 공급할 계획이다.

친환경 농산물 꾸러미는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로 재직하던 2020년, 당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심각한 피해를 겪고 있던 도내 학교급식 계약재배 농가를 돕기 위해 고안한 정책 사업이다.

경기도와 경기농식품유통진흥원(현 경기도농수산진흥원)은 경기도친환경농업인연합회와 함께 친환경 농산물 11개 품목을 담은 4kg 규모 ‘친환경 농산물 꾸러미’를 만들어 수차례 조기 완판 행진을 이어갔다.

이 사업은 친환경농가를 돕는다는 취지에서 더 나아가 대안교육기관 이용가정 등 사각지대로 확대됐다. 민선 8기 김동연 지사 취임 이후에는 국비 지원이 끊긴 상황에서도 전액 도비로 ‘경기임산부 친환경농산물 지원사업’을 시행하며 명맥을 유지했다.

여기에 더해 이번 고향사랑기부를 통해 경기도로 모인 온정을 취약계층 아동들에게 전하면서 민선 7기와 민선 8기 이어달리기 효과를 더욱 극대화하고 있다.

◇경기도에 모인 온정, 수해지역과 농촌 집수리에 활용

고향사랑기부제를 시작한 2023년 이후 지난 3년간 경기도가 모금한 기금은 2023년 1121건·1억 200만원, 2024년 1159건·1억 1100만원, 2025년 1960건·1억 8200만원으로 총 4240건·3억 9500만원이다.

경기도는 누적된 고향사랑기금을 활용해 지난해부터 일반기금사업으로 ‘경기도 고향愛(애) 보금자리 지원사업’을 추진 중이다. 농촌에 방치된 빈집을 철거하거나 리모델링해 귀농·귀촌 공간, 마을 쉼터, 체험 공간 등 지역 공동 활용시설로 재생하는 사업이다.

경기도의 고향사랑기금을 활용해 수리를 마친 가평군 대보2리 마을회관 앞에서 주민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사진=경기도)
경기도 고향愛 보금자리 첫 대상지역은 지난해 여름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가평군이 선정됐다. 경기도는 고향사랑기금 5000만원을 투입해 비 피해로 파손된 가평군 승안2리와 대보2리 마을회관의 도배 및 전기 공사 등 내부 시설을 보수하고 주민들이 사용하는 공동공관의 안전성과 편의성을 높이는 복구작업을 진행했다.

복구를 마친 마을회관에는 ‘경기도 고향사랑기금 제1호 사업: 경기도 고향愛 보금자리지원’ 현판이 설치됐다.

◇경기도에 기부하면 에버랜드·한국민속촌 할인

취약계층 아동과 농촌 집수리 등 경기도에 모인 고향사랑기부금은 의미 있게 사용하지만 3년간 모금한 액수는 도내 기초자치단체보다도 적은 실정이다. 비수도권 타 광역단체와 비교하면 격차는 더 벌어진다. 도는 이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세액공제와 답례품에 더해 경기도만의 추가 혜택을 담은 ‘고향사랑 쏠쏠패키지’를 내놨다.

경기도를 비롯한 도내 31개 시군에 10만원 이상 고향사랑기부를 하면 기부일로부터 1년간 도내 주요 관광시설 5곳에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대상 시설은 △서해랑 제부도 해상케이블카 △김포 애기봉 평화생태공원 △에버랜드 △파주 임진각 평화곤돌라 △한국민속촌이다.

고향사랑 쏠쏠패키지. 기존 고향사랑기부 세액공제와 답례품 외 경기도내 주요 관광지 5곳에 대한 추가 할인 혜택을 준다.(사진=경기도)
기부자는 관광시설 현장 매표 시 ‘고향사랑 기부혜택증’과 신분증을 제시하면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기부혜택증은 고향사랑e음 시스템과 연계해 발급·운영된다.

경기도 관계자는 “더 많은 사람들이 고향사랑기부제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기부금이 지역의 실질적인 변화에 쓰인다는 사실을 적극 홍보할 계획”이라며 “기부 참여를 높이고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연계 혜택도 더욱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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