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호 법무부 장관. 2026.3.18 © 뉴스1 신웅수 기자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더불어민주당 등 여권 주도의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국정조사'에 적극 협조할 뜻을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법무부와 검찰 간 진통이 예상된다.
주무부처인 법무부가 국정조사에 협조할 경우 외청인 검찰도 보폭을 맞출 수밖에 없다. 다만 검찰 안팎에선 국정조사에 위법 소지가 있다는 인식이 짙어 향후 마찰이 빚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법무장관 "국조 협조"…檢 내부선 "명백 위법" 엇박자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정성호 장관은 지난 25일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윤석열 정권 당시 정치검찰이 벌인 수사와 기소의 불법성에 대해 끊임없이 의혹이 나오고 있다"면서 "앞으로 국정조사에 성실히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는 지난 2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조 대상은 이재명 대통령의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비리 사건,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뇌물 수수 사건 등 7건이다.
민주당은 지난 25일 국조 특위를 열어 증인 102명을 단독 채택했는데, 이 중에는 이 대통령 관련 사건에 관여한 검사 40여명이 포함됐다. 대장동 의혹 수사팀이었던 엄희준·강백신·김세현·이주용·김익수 검사와, 대북 송금 사건을 수사한 박상용 검사 등이다.
문제는 국정조사 대상인 7개 사건은 대부분 재판이 진행 중이거나 중단된 상태란 점이다. 현행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제8조는 '국정조사는 계속 중인 재판 또는 수사 중인 사건의 소추에 관여할 목적으로 행사돼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검찰 내부에선 국정조사 자체에 위헌·위법 소지가 크다는 지적이 먼저 나왔다. 공봉숙 서울고검 검사는 검찰 내부망에 "명백한 위법인 국정조사를 통해 재판 중인 사건의 수사검사들을 데려다 조리돌림하면서 인격을 훼손하고 사건의 본질을 뒤틀 것이 뻔하다"고 비판했다.
국정조사가 사실상 여당의 '재판 개입'으로 비화할 것이란 분석도 적지 않다. 익명을 요구한 검찰 관계자는 "위법 소지와 별개로 재판 중인 사건을 끄집어내 국정조사를 하겠다는 것은 그 자체로 재판에 관여하겠다는 명백한 의도가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17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직원들이 출입하고 있다. 2026.3.17 © 뉴스1 이광호 기자
수장 공백 檢, 일단 주파수 맞출 듯…'소신 분출' 땐 마찰 불가피
다만 정 장관이 협조 의사를 밝힌 이상 검찰이 국정조사를 전면 거부하기란 쉽지 않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대검찰청이 현재 '수장 공백' 속 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어, 조직 차원에서 강하게 반발할 동력도 크지 않다.
대구고검장을 지낸 김경수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판세를 본다면 검찰은 개혁의 대상으로 힘이 빠지고 있고, (상대방인) 민주당은 절대다수당"이라며 "검찰이 세력 싸움에서 국정조사를 버텨낼 만한 아무런 힘이 없다"고 봤다.
관전 포인트는 검찰의 '협조 수위'다. 국정조사 특위의 증인 출석 및 자료 제출 요구에 형식적으로 응하되, 국정조사의 위법성을 문제 삼거나 일부 자료 제출을 거부하는 식으로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거론된다.
검찰 관계자는 "법무부 장관이 적극 협조하겠다고 했는데, 대검이 '절대 응할 수 없다'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되지 않느냐"라며 "현재 특위에서 국정조사 증인들이 채택됐기 때문에 향후 일정과 (자료 제출) 계획 등 (협조) 절차를 밟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국정조사에 우려가 되는 점들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혹시라도 (검찰의) 의견이 밝힐 것이 있으면 밝히지 않겠나"라고 내다봤다. 위법 소지가 있는 요구에 대해선 검찰이 소신 발언을 할 여지를 남긴 것인데, 정부·여당과 검찰 간 신경전으로 비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김경수 변호사는 "여당이 추진하는 국정조사는 재판의 독립이라는 헌법의 틀을 깨겠다는 것"이라며 "사실상 (민주당의) 재판 개입, 그리고 사법부의 독립이라는 제도 자체가 허물어지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지난 25일 '조작기소 국정조사'가 위헌이라며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 청구와 함께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dongchoi89@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