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안암캠퍼스에 '명문사학 고령사회연구원 교수진의 총체적 무능을 고발한다'는 내용의 대자보가 붙어 있다. 2025.11.26 © 뉴스1 이호윤 기자
대학 내 불법촬영 '사각지대'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고려대학교 여자화장실 불법촬영 의혹 사건을 계기로, 예방 교육은 시행되지만 실효성이 낮고 시설 점검은 대학 자율에 맡겨진 교육계의 '구조적 한계'가 반복되는 불법촬영 사건의 원인이 되고 있단 지적이 나온다.
27일 교육계에 따르면 고려대학교 안암캠퍼스에서 지난 17일 한 건물 지하 여자화장실에 침입한 20대 남성이 학교 보안관에 의해 현행범으로 붙잡혀 경찰에 넘겨졌다. 해당 남성은 성적 목적의 다중이용장소 침입 혐의와 불법촬영 의혹을 받고 있다.
이 같은 사건이 대학교 내 반복되는 배경에는 초·중·고와 대학 간 관리 체계 차이가 영향을 미친다. 초·중·고교는 초·중등교육법에 따라 교육부와 교육청의 지도·점검 대상이지만, 대학은 고등교육법상 자율성이 보장돼 시설 관리와 보안 점검을 각 대학이 책임지는 구조다.
결국 대학 내 불법촬영 예방은 교육과 시설 관리가 분리된 채 운영되고 있다. 정부와 대학이 예방 교육과 인식 개선 프로그램을 병행하고 있지만, 실제 범죄 취약 공간에 대한 점검과 통제는 대학 자율에 맡겨져 있어 사전 예방 체계가 충분히 작동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교육부는 대학생 대상 디지털 성범죄 대응 가이드 배포, 체험형 예방 교육, 인권센터 상담 인력 교육 강화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대학에 대한 시설 점검은 해당 대학의 권한이다.
나아가 교육부는 대학에 매년 공문을 보내 관련 환경 점검을 안내하고 있지만 강제성은 없다. 교육부 관계자는 "대학은 자율 영역이기 때문에 시설 점검을 정부가 직접 수행하기는 어렵다"면서 "인식 개선 중심의 예방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대학 내 불법촬영 예방은 교육과 인식 개선에 치우친 반면, 실제 범죄가 발생할 수 있는 공간에 대한 점검과 통제는 대학 자율에 맡겨져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사전 예방 단계에서 한계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에 최소한의 점검 기준 마련 등 일정 수준의 공적 개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계 안팎에서는 대학의 자율성을 존중하더라도 불법촬영과 같은 범죄 예방 영역에 대해서는 최소한의 점검 기준과 관리 체계를 보다 정교하게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불법촬영과 같은 범죄 예방 영역까지 대학 운영 자율에 맡기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한 대학 교수는 "대학의 자율성이 중요하다는 점은 분명하지만, 불법촬영과 같은 범죄 예방까지 전적으로 자율에 맡기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최소한 점검 기준이나 관리 체계에 대해서는 일정 수준의 공적 개입이 필요하다"고 했다.
mine124@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