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도 안듣는 곰팡이…'칸디다 오리스' 법정감염병 지정

사회

이데일리,

2026년 3월 27일, 오전 06:01

[이데일리 안치영 기자] 방역당국이 다제내성 진균(곰팡이) 감염병인 ‘칸디다 오리스 감염증’을 법정감염병으로 지정했다. 의료기관 내 확산 위험이 높은 감염병 특성을 고려해 감시와 대응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사진=ChatGPT로 생성된 이미지)
질병관리청은 29일부터 칸디다 오리스 감염증을 제4급 법정감염병이자 의료관련감염병으로 신규 지정해 관리한다고 26일 밝혔다.

제4급 감염병은 유행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표본감시가 필요한 질환으로, 이번 지정에 따라 해당 감염증은 전국 표본감시 체계 안에서 관리된다.

칸디다 오리스 감염증은 진균인 칸디다 오리스에 의해 발생하는 감염질환으로, 환자 간 접촉이나 오염된 의료기기, 의료진의 손 등을 통해 전파된다.

특히 항진균제에 대한 내성이 높고 의료환경에서 장기간 생존할 수 있어 관리가 까다로운 병원체로 꼽힌다. 면역저하 환자에게 침습성 감염이 발생할 경우 중증으로 진행되거나 사망에 이를 수 있어 신속한 진단과 감염관리 조치가 중요하다.

이번 지정은 2020년 감염병 분류체계 개편 이후 진균이 법정감염병으로 포함된 첫 사례다.

이 감염증은 2009년 일본에서 처음 보고된 이후 현재까지 60여 개국 이상에서 발생이 확인됐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확산 사례가 증가하고 있으며, 장기입원 환자를 매개로 지속적인 전파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22년 칸디다 오리스를 최상위 위험군 병원체로 분류했고,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도 ‘긴급 위협’ 병원체로 지정하는 등 국제적으로도 공중보건 위협이 큰 감염병으로 평가된다. 국내에서는 그동안 비교적 병원성이 낮은 유형이 주로 보고됐지만, 최근에는 고병원성 사례도 잇따르면서 국가 차원의 관리 필요성이 커져왔다.

이번 조치로 환자와 병원체 보유자에 대한 신고·보고가 의무화되고, 전국 368개 표본감시 기관을 중심으로 발생 양상을 보다 정밀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된다. 또한 격리실 입원료에 건강보험이 적용돼 의료기관과 환자의 부담도 일부 완화될 전망이다.

질병청은 의료현장의 대응 역량 강화를 위해 감시체계 운영, 환자 관리, 격리 및 환경 소독 기준 등을 담은 관리지침을 마련해 배포했으며, 치료 권고안도 함께 제공할 계획이다.

임승관 질병청장은 “이번 지정은 의료기관 내 확산 위험이 높은 다제내성 진균 감염병에 대한 국가 차원의 관리체계를 구축하는 계기”라며 “향후 감시와 연구를 통해 진단·치료 및 감염관리 체계를 지속적으로 고도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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