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자연계 신입생 4명 중 1명 "미적분도 모른다"…선택형 수능 부작용

사회

뉴스1,

2026년 3월 27일, 오후 01:45

서울대 정문 전경. © 뉴스1

서울대학교 자연계열 신입생 가운데 기초수학을 다시 수강해야 하는 비율이 1년 새 14%에서 25%로 11%포인트(p)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입생 4명 중 1명꼴로 기초학력 보완이 필요한 수준으로, 선택형 수능 체제 영향이 대학 교육 현장에 본격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실이 서울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6학년도 자연계열 신입생 대상 '수학 특별시험'에서 기초수학 배정 비율은 25%(499명)로 집계됐다. 이는 대면시험 기준 전년 14%(297명)보다 11%p 증가한 수치다.

서울대는 자연과학대학·공과대학·농업생명과학대학 등 이공계 신입생을 대상으로 입학 직후 수학 특별시험을 실시한 뒤 고급수학·정규반·기초수학·'미적분학의 첫걸음' 등 4단계로 수업을 배정한다. 기초수학은 일반 수업을 바로 따라가기 어려운 학생을 위한 보충 과정이며, 미적분학의 첫걸음은 최하위 단계다.

2026학년도 대면시험 기준 미적분학의 첫걸음 비율은 1%(22명)로, 기초수학과 합산하면 약 26% 수준에 이른다. 같은 합격자 집단 내에서도 기초학력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는 의미다.

기초수학 비율은 2022학년도 12%(194명)에서 2023학년도 22%(304명)로 증가한 뒤 2024학년도 12%(270명), 2025학년도 14%(297명)를 유지하다가 2026학년도 들어 25%(499명)로 급등했다. 반면 정규반 비율은 2025학년도 71%(1457명)에서 2026학년도 65%(1331명)로 감소했다.

상위권 비중도 줄었다. 고급수학 비율은 2022학년도 18%(293명)에서 2023학년도 11%(149명), 2024학년도 8%(159명)까지 낮아졌다가 2025학년도 13%(262명)로 일시 반등했지만 2026학년도에는 다시 9%(173명)로 떨어졌다. 2022학년도와 비교하면 비율은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고 인원도 100명 이상 줄었다.

시험 방식 변화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는 2024학년도부터 대면시험 미응시자를 대상으로 온라인시험을 병행하고 있으며, 온라인시험 응시자는 고급수학 수강 자격이 제한된다. 실제 2026학년도 온라인시험에서는 정규반 비율이 94%에 달하고 기초수학은 4% 수준으로 나타나 시험 방식에 따라 학습 수준 분포가 달라지는 구조도 확인된다.

2022학년도부터 도입된 선택형 수능도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현재 수능은 미적분·확률과통계·기하 가운데 일부 과목만 선택해도 상위권 대학 진학이 가능한 구조다. 여기에 과학탐구 대신 사회탐구를 선택하는 '사탐런' 확산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흐름에 대응해 서울대는 기초학력 격차 보완에 나섰다. 공과대학은 올해 처음으로 인공지능(AI) 튜터를 도입한 SPLIT(Self-Paced Learning & Tutoring)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신입생은 미적분·기하·확률과통계 가운데 학습 영역을 선택한 뒤 진단평가를 거쳐 개인별 맞춤 학습을 진행한다. 영상 강의와 문제 풀이, 반복 학습을 결합해 대학 수학의 기초 내용을 보완하는 방식이다.

mine12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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