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할증료 3배 인상 항공권 패닉바잉…"전쟁 끝나길 기다리다 급구매"

사회

뉴스1,

2026년 3월 27일, 오후 03:14

여행객들로 북적이는 인천국제공항.(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2026.2.18 © 뉴스1 구윤성 기자
"왕복으로 가족 4명이 여행 가려면 30만원은 차이 날 것 같아요." 5월 중 일본 오사카로 가족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는 20대 남성 이 모 씨는 "오사카는 그나마 가까워서 (유류할증료가) 4만 원 정도 차이가 나지만 총액을 따져보면 차이가 커서 이번 주말에 사두려 한다"며 "전쟁이 끝날 수도 있으니 천천히 알아보려 했는데 가격이 오른대서 급하게 예매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동 정세 불안 장기화로 유가 상승세가 이어지자 5월 연휴를 앞둔 여행객들 발등에도 불이 떨어졌다. 오는 4월 1일부터 구매하는 항공권에 대해서는 이번 달 대비 3배가량의 유류할증료가 적용된다.

유류할증료는 항공사 등이 유가 상승에 따른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운임에 부과하는 할증료다. 싱가포르 항공유 가격이 배럴당 63달러를 넘어설 때 단계별로 일정액이 유류할증료로 책정된다.

4월 유류할증료 기준이 되는 올해 2월 16일∼3월 15일 싱가포르 항공유 평균값(MOPS)은 1갤런당 326.71센트(배럴당 137.22달러)로 총 33단계 중 18단계에 해당한다. '6단계'가 적용 중인 이번 달과 비교해 한 달 만에 약 12단계 올랐다.

단거리인 국내선(전 항공사 편도 기준 1100원 인상)과 일본·중국·동남아시아 등 국제선의 변동 폭은 비교적 작지만 유럽·미국 등 항공편 가격은 편도 항공권 기준 최대 20만 원 가까이 차이가 난다.

이에 5월 연휴를 앞두고 급하게 항공권 구매하려는 사람들의 수요가 몰리고 있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체감상 개별 항공권 예약이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패키지 같은 단체 여행에 쓰이는 항공권은 앞으로 출발 예정인 경우 고객 동의를 얻어 3월 안에 다 발권하려고 하는 상황이다. 그 발권 양도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 뉴스1 윤주희 디자이너

여행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SNS)에서는 관련 문의와 '서둘러 항공권을 끊었다'는 후기가 올라오고 있다. 일본 여행 소식 관련 한 온라인 카페 이용자는 일본, 대만, 국내선 등 항공권 5개를 연달아 구매한 사진을 올리며 "유류할증료 오른다는 소식에 부랴부랴 알아보다 패닉바잉을 했다"며 "유류할증료가 상당 기간 내려가지 않을 것 같아 (구매했다)"고 했다.

특히 베트남 등 일부 국가는 항공유 수급 불안정으로 인해 이미 예매한 항공편이 취소되는 사건도 벌어지고 있다. 베트남 당국은 앞서 중국과 태국이 항공유 수출을 중단하면서 항공편 감축 가능성에 대비하라고 경고한 바 있다.

비엣젯항공 한국 총판 대리점은 지난 23일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전쟁의 장기화로 유가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어 감당하기 어려운 원가 추가 부담은 물론 베트남 내 제트유의 공급도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인천-나트랑 △인천-다낭 △인천-푸꾸옥 △부산-나트랑 등 항공편의 4~10월 일부 운항 스케줄을 취소했다.

이에 베트남 여행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발권 며칠 후 제가 끊은 시간대가 올 때 갈 때 모두 사라졌다", "표가 없어 1박을 추가하게 됐다" 등의 토로 글이 올라왔다. 4월 4일부터 2박 3일간 일본 여행을 떠난다는 이 모 씨(27·여)는 "다행히 아직 항공사에서 따로 연락이 온 건 없다"면서도 "위험 구간에 있어 불안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국제유가가 추가 상승하면서 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도 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국제 정세) 예측하기는 힘들지만 현재 상황이 계속된다면 5~6월쯤 유가가 더 인상될 것으로 예측된다"며 "그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3월 안에 항공권을 예약하는 게 현실적으로 좀 더 저렴한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kit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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