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특별사법경찰단은 지난달 14일과 27일 조직적으로 불법고리사채업을 해온 광주·고양시 2개 불법사채업체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사채업자 7명을 형사입건했다.(경기특별사법경찰단 제공) © 뉴스1 진현권 기자
검사의 권한을 대폭 축소한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설치법이 국회 문턱을 넘으면서 보완수사권만큼이나 서초동을 달군 키워드로 '특수사법경찰관'(특사경)이 꼽힌다.
법조계는 형사사법 전문성이 부족한 특사경이 검사의 손길에서 벗어나면 초유의 사법 공백이 벌어질 것이라고 우려한다. 반면 특사경은 "70년 수사 경력을 폄훼하는 논리"라며 불쾌한 표정이다.
다만 충분한 숙의와 대안이 없는 '검사와의 단절'은 수사의 효율성 저하를 초래하고, 궁극적으로 국민에게 피해가 돌아갈 것이란 전망엔 이견이 없다. 형사소송법과 사법경찰직무법 개정 등 '다음 스텝'에 이목이 쏠린다.
"수사 공백" vs "조직 폄훼" 때아닌 신경전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오는 10월 공소청이 출범하면 전국 2만여 특사경은 검사의 지휘·감독 없이 사건을 수사·송치하게 된다. 현행 형소법에 검사의 지휘감독권이 여전히 살아있지만, 향후 개정 절차에서 권한이 축소되거나 새로운 관계로 정립될 수 있다.
특사경은 노동·산림·환경·세무 등 특정 분야에만 행정공무원에게 사법경찰권을 부여한 제도다. 1956년 산림·해사·전매·세무 분야에 창설된 특사경은 금융·노동·환경·식품·보건 등 50여개 분야로 범위를 차차 넓혀왔다. 역사만 따지면 경찰(81년), 검찰(78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긴 전통에도 '경험 부족'이 도마에 오른 건 입직부터 퇴직까지 범죄 수사만 전담하는 검사나 경찰(별정직)과 달리, 특사경은 2~3년마다 자리를 옮기는 '순환직'이기 때문이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전국 특사경 2만161명 중 48%(9671명)가 경력 1년 미만이다.
이에 검찰 안팎에선 특사경의 '급격한 독립'을 우려하는 시각이 팽배하다. 일선 지검의 한 검사는 "사건이 기소로 이어지려면 수사 초기부터 면밀한 법리 검토·적용이 필수적"이라며 "(특사경은) 대부분 비법률가이고 (수사) 노하우가 적어 부실 수사가 급증할 것"이라고 했다.
특사경 수사의 부실화가 국민적 피해로 직결될 것이란 시각도 적지 않다. 예컨대 조세포탈 사건을 수사하는 특사경이 증거 수집이나 범죄 구성요건 적용 등 수사 절차에 허점을 남길 경우, 형사처벌은 물론 세금 환수에도 난항을 빚을 수 있다.
특사경 내부에선 "과장된 비판"이라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한 지방자치단체 소속 특사경 관계자는 "특사경마다 수사 역량 편차가 있고, 행정 영역 전문성은 (검찰보다) 뛰어난 점이 있다"며 "특사경을 싸잡아 폄훼하는 건 불쾌한 것이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검찰개혁법(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법) 국회 처리를 하루 앞둔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직원들이 오가고 있다. 2026.3.18 © 뉴스1 김민지 기자
검찰도 특사경도 "후속 법·제도 설계가 핵심"
관건은 '후속 로드맵'이다. 현행 특사경 제도에서 무작정 검사의 지휘감독권을 도려내면 수사 공백과 책임 혼선 등 심각한 부작용을 낳을 것이란 전망에는 검찰과 특사경 모두 동의하고 있다.
특사경의 수사 노하우와 법률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인재 양성 체계부터, 지자체장 등 행정 권력에 의한 수사권 전횡을 차단할 견제 장치까지 정교한 법·제도 설계에 머리를 맞대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과제로는 우선 '전문 특사경 육성'이 꼽힌다. 한 지자체 소속 특사경 간부는 "특사경 절반이 경력 1년 미만이란 통계는 근본적으로 순환 보직이기 때문"이라며 "특사경 조직이 10년, 20년 되더라도 수사 노하우라든가 법 지식이 쌓이기 힘든 구조"라고 했다.
그는 "특사경의 장기근속을 유도할 수 있는 인센티브 규정 마련하고 형소법과 수사 방법론 등 체계적 교육을 정기적으로 시행해야 한다는 내부 요청은 (검찰개혁 논의) 이전부터 있어왔다"며 "더 늦출 수 없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법조계와 특사경은 형사소송법에 '검사의 조력 관계'를 어떤 형태로든 남겨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특사경 출신 법조계 관계자는 "검사가 특정 사건에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직접 수사권(구체적 지휘권)은 뺏더라도 일반적 지휘권은 일부 필요할 것"이라며 "당장 특사경이 구속영장이나 통신영장을 신청하면 (영장 청구권이 있는) 검사의 지휘를 받을 수밖에 없지 않나"라고 했다.
대구고검장 출신인 김경수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검사의 지휘'라는 조문 용어를 손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김 변호사는 "'지휘'라는 표현은 명령이나 상하관계를 떠올리게 하지만, 실제 실무에서 검사의 역할은 법률 자문이나 조력에 가깝다"며 "이제는 실질에 맞게 용어를 정비할 시점"이라고 했다.
dongchoi89@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