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송금' 수사에 플리바게닝?…법조계 "회유로 보긴 어려워"

사회

뉴스1,

2026년 3월 30일, 오후 02:45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박상용 검사 회유 의혹 녹취가 공개되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의원, 서민석 전 이화영 경기도 평화부지사 변호인, 김동아 의원. 2026.3.29 © 뉴스1 유승관 기자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주요 관계자 중 한명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변호인이 수사 당시 진술 회유가 있었다고 주장하며, 검사와의 통화 녹취록을 공개했다.

하지만 당시 수사팀에 속한 검사들은 "회유 사실이 없다"며 일축했다. 법조계에서도 수사에 협조하고 혐의를 인정할 경우 형량이 가벼워질 수 있다는 일반적인 상황을 설명한 수준이며, 회유로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한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과 이 전 부지사 측 변호인인 서민석 법무법인 해광 변호사는 전날 국회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당시 수사팀 소속 박상용 검사와 서 변호사 사이 녹취록 2개를 공개했다.

박 검사는 2023년 6월 19일 서 변호사와의 통화에서 "법정까지 유지시켜 줄 그런 진술이 저희가 필요하다"며 "실제로 이재명 씨가 완전히 주범이 되고 이 사람이 종범이 되는 식의 자백이 있어야 저희가 그것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익 제보자니 이런 것들도 저희가 다 해볼 수 있고 그다음에 보석으로 나가는 거라든지, 그다음에 추가 영장을 안 한다는지 이런 게 다 가능해지는 것"이라며 "지금 상태에서는 이도 저도 아닌 게 되는 상태"라고 했다.

이를 두고 민주당은 검찰이 회유와 압박, 이른바 '플리바게닝'을 통해 이 전 부지사가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도지사 시절 쌍방울의 대북 비용 대납을 알았다'는 진술을 하게 됐다고 의심하고 있다.

플리바게닝은 형사 사건 피고인이 유죄를 인정하거나 타인의 범죄에 대해 증언하는 대가로, 검찰이 형량을 낮춰주거나 가벼운 죄목으로 기소하는 등 합의하는 제도를 말한다. 다만 우리나라에서는 정식 도입되지 않았고, 자본시장법 위반 등에 한해 자진신고자 감면제도가 운영되고 있다.

이후 이 전 부지사는 재판에서 검찰 수사 단계에서 진술이 사실이 아니라며 번복했지만, 지난해 6월 대법원이 징역 7년 8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오른쪽)가 지난해 10월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법무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를 마친 후 자신의 대북 송금 사건을 수사했던 박상용 법무연수원 교수를 지나치고 있다. 2025.10.14 © 뉴스1 신웅수 기자

기자회견 뒤 녹취록 당사자인 박 검사는 즉각 반발했다. 그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서민석 변호사가 '이화영은 특가법상 뇌물죄로 의율하지 말고 '단순 뇌물죄의 종범'으로 의율해달라'고 무리한 제안을 했다"며 "이에 대해 그것은 현재의 상황에서 어렵다고 하며 일반적인 선처 조건을 설명하는 내용"이라고 밝혔다.

당시 수원지검에서 해당 사건 결제라인이었던 홍승욱 전 지검장과 김영일 전 2차장검사, 김영남 전 형사6부장 등 3명도 공동입장문을 통해 "이 전 부지사에 대한 압박과 회유 등 허위 진술을 종용한 사실이 없다"고 일축했다.

법조계에서도 녹취록만 들었을 때는 민주당 주장처럼 회유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석 등은 피의자나 피고인 측 청구가 있어야 진행될 수 있고, 해당 설명은 일반적인 내용이라는 것이다.

형사 사건을 주로 담당해온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보통은 변호인이 보석이나 양형을 위해서 이런 것들(진술)을 제안한다"며 "그런 부분(혐의 인정)을 어필하고 자백해 수사에 협조한 것을 보여주는 구조이지 검찰이 먼저 나서서 말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 검찰 관계자는 "뜬금없이 검사가 그런 말을 먼저 할 이유가 있겠느냐"며 "형사 사건에서 일반적으로 공범의 죄를 증언하면 일정 부분 감면해 주는 경향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검찰 관계자도 "전체 녹취록이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부 내용으로 회유가 있었던 것처럼 검사를 몰아가고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반면 민주당은 검찰의 조작기소 정황이 드러났다며, 철저한 진상 규명을 위해 나서겠다고 방침이다.

여당 주도로 이뤄지고 있는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특위)는 30일과 31일 일반 증인과 참고인을 채택하는 의결에 나선다.

쌍방울 사건에 대한 증인 및 참고인에는 이른바 '연어회 술 파티 의혹'을 목격했다고 주장하는 교도관 10여명과 쌍방울 측 김 전 회장, 방용철 전 부회장, 김태헌 전 재경총괄본부장이 채택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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