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창영 특별검사. 2026.2.6 © 뉴스1 황기선 기자
3대 특검(내란·김건희·순직해병)이 남긴 미제 의혹을 수사 중인 2차 종합특검팀(특별검사 권창영)이 17개 의혹 중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과 군 수뇌부 내란 가담 의혹을 최우선 수사 대상으로 선별해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한정된 수사 기간에 인력난까지 겹치자 '선택과 집중'으로 미완의 퍼즐을 꿰맞춰 가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지미 특검보는 전날 오후 경기 과천 특검 사무실에서 1차 정례 브리핑을 열고 "도이치모터스 수사 무마와 관련해 지난주 2024년 당시 (검찰) 수사팀 관련자를 소환해 조사했다"며 "앞으로도 순차적으로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브리핑은 2차 종합특검이 지난달 25일 발족한 이후 한 달여, 권창영 특검이 임명(2월5일)이 임명된 지 53일 만에 가진 첫 정례 브리핑이다. 극심한 인력난으로 수사 속도가 더디다는 지적을 받아왔지만, 우선 수사 과제를 선별한 이후 서서히 궤도권에 진입 중이란 것이 특검 관계자의 전언이다.
종합특검이 먼저 칼을 겨눈 곳은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수사 무마 의혹' 사건이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가 2024년 10월 김 여사 사건을 무혐의 처분하기 수개월 전에 이미 불기소장을 작성했다는 것이 의혹의 골자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이 포착하지 못했던 새 정황이다.
이는 종합특검팀은 김건희 특검팀의 수사 시작점(2024년 5월)보다 두 달 빠른 2024년 3월부터 사건을 다시 들여다보는 과정에서 나왔다. 특검팀은 당시 윗선으로 추정되는 '성명불상자'가 권한을 남용해 무혐의 처분을 종용했다고 보고 지난 23일 대검찰청과 서울중앙지검을 압수수색 하는 등 물증을 확보 중이다.
나아가 종합특검팀은 이창수 전 서울중앙지검장, 조상원 전 4차장검사 등의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자료도 재검토하고 있다. 이중 이 전 지검장과 조 전 차장검사에 대해선 지난 17일 출국금지 요청을 해 둔 상태다.
김건희 여사. 2025.9.24 © 뉴스1 사진공동취재단
軍 가담자 '범죄단체조직죄' 적용, 윤한홍도 조만간 소환
종합특검팀은 김건희 여사 수사 무마 의혹을 필두로 △합동참모본부(합참) 내란 가담 의혹 △해양경찰청 내란 가담 의혹 △북한 무인기 침투 가담 의혹 △대통령실·관저 이전 의혹 △김건희 일가의 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 특혜 의혹 △방첩사령부 블랙리스트 등을 우선 과제로 채택했다.
군 수뇌부의 내란 가담 의혹은 '조직적 모의·가담' 정황이 핵심이다. 김 특검보는 이날 "내란 과정에 있었던 합동수사본부 산하 수사 2단의 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에 대한 불법 수사 계획과 관련해 범죄단체조직죄로 입건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범죄단체조직죄는 '사형, 무기 또는 장기 4년 이상의 징역'에 해당하는 중범죄다. 과거엔 조폭이 대상이었지만 근래에는 N번방 사건, 보이스피싱 등으로 확대 적용하는 추세다. 수사2단은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계엄 정국 당시 운용한 '비선 조직'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종합특검팀은 지난주 권영환 합동참모본부 계엄과장과 홍창식 국방부 법무관리관 등 군 관계자 23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줄소환해 조사했다. 이번 주에는 한국정책방송원(KTV) 및 소방 관계자들의 참고인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청와대 이전 태스크포스'(TF) 팀장을을 맡았던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의 소환 조사 시점도 관심사다. 앞서 종합특검은 윤 의원이 맡고 있는 국회 정무위원장실 사무실 등에 대해 2차례 압수수색하고 자료를 분석 중인데, 조만간 윤 의원을 직접 불러 조사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종합특검팀은 당시 윤 의원의 관여로 종합건설업 면허가 없는 21그램이 관저 이전 공사를 맡게 됐고, 그 과정에서 2022년 7월 관저 리모델링 공사를 마친 뒤 준공검사도 받지 않고 거액의 대금이 21그램에 흘러 들어간 정황을 의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차 종합특검팀이 윤석열 정부 당시 대통령 관저 이전 특혜 의혹과 관련 국회 정무위원장실을 압수수색 중인 것으로 알려진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윤한홍 정무위원회 위원장실 앞에 취재진이 대기하고 있다. 2026.3.26 © 뉴스1 안은나 기자
다섯 번째 특검보 임명 요청…인력 보강 '부심'
종합특검팀은 이재명 대통령에 다섯 번째 특검보 후보자의 임명을 요청하는 등 인력 보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김 특검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방대한 양의 사건을 처리하기 위해 특검보 1명을 충원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다"며 "이재명 대통령에 특검보 후보 2명을 추천했다"고 밝혔다. 2차 종합특검법에 따르면 특검보 임명 요청을 받으면 5일 이내에 임명해야 한다.
2차 종합특검은 특별검사와 5인의 특검보를 둘 수 있는데, 이르면 금주 초에 권창영 특검과 4명의 특검보(권영빈·김정민·김지미·진을종)에 이은 '5인 특검보 체제'가 완성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 부족한 수사팀 진용을 마저 채우는 것은 남은 숙제다.
더불어민주당도 '특검법 개정안'을 발의하며 지원 사격 중이다. 개정안은 기존 공무원의 수사 지연·은폐·비호 행위 등으로 한정했던 수사 대상에 '감사 방해 행위'를 추가하고, 관련 사건 범위에 '범인도피죄'를 명시했다. 수사 인력도 파견검사를 제외한 파견 공무원 상한을 현행 130명에서 150명으로 확대하도록 했다.
dongchoi89@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