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 탑승 가능 시외버스 '0대'…장애인단체 "소송 낼 것"

사회

뉴스1,

2026년 3월 31일, 오후 04:33

31일 서울 고속버스터미널에서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버스 표를 보여주며 탑승을 요구하자 운수 관계자가 거부하고 있다. 2026.03.31/© 뉴스1 권진영 기자

장애인 인권단체가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시외버스에 탑승할 수 있는 환경과 법적 근거를 마련해 달라며 전국 9개 지역에서 동시다발 소송전을 예고했다.

전국장애인이동권연대는 31일 서울 고속버스터미널 경부영동선 '휠체어 버스 탑승' 플랫폼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애인의 시외 이동권,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냐. 즉각 보장하라", "장애인도 버스 타고 친구 만나러 놀러 가고 싶다"고 외쳤다.

이어 서울·경기·충청·전북·전남·경남·부산·대구·강원에서 운수 회사를 상대로 차별구제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단체에 따르면 2026년 현재 전국에서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탑승할 수 있는 시외 고속버스는 단 한 대도 없다.

2014년부터 시작된 장애인 시외 이동권 운동의 결실로 2019년에는 정부가 시외고속버스에 휠체어 탑승 설비 설치 비용을 지원하는 시범사업을 시작하고 시외버스 10여대가 운행됐다. 하지만 이마저 수익성과 팬데믹의 영향으로 모두 축소·폐지돼 장애인 전용 탑승구만 덩그러니 남았다.

전동 휠체어를 타고 나온 이재희 씨는 "우리나라는 작은 반도체부터 탱크, 전투기까지 못 만드는 것이 없는 나라인데 장애인 전용 안전벨트를 만들 기술이 없어 고속버스에 탈 수 없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죽을 때까지 (차별구제) 소송의 원고로서 참여하고자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추경진 탈시설연대 서울지부 공동대표는 "매년 정부는 시범사업을 하겠다, 규정을 만들겠다고 얘기하지만, 실질적으로 진척된 예시는 하나도 없다. 이것은 의지의 문제다"라며 "정부가 이번에는 확실히 우리 장애인들이 보편적으로 탈 수 있는 버스를 마련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

한편 광주지방법원은 2025년 2월 휠체어 이용 장애인이 탑승할 수 있는 시외버스를 운영하지 않는 운수회사의 행위를 차별로 인정하고 2040년까지 신규 도입하는 버스의 휠체어 접근을 완전히 보장하라고 판단한 바 있다. 단 이 판결은 전구 70여개의 운수회사 중 1개 회사에만 적용된다.

realkwon@news1.kr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