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석 특별검사가 지난해 12월 15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기자실에서 12·3 비상계엄 사태 관련 내란·외환 사건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12.15 © 뉴스1 박지혜 기자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이 12·3 비상계엄 당시 '정치인 체포조' 운용에 가담한 혐의를 받은 윤승영 전 경찰청 수사기획조정관에게 무죄를 선고한 1심 재판부에 대해 "신빙성이 없는 주장만 가볍게 고려해 국헌문란 목적을 가지고 가담했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았다"며 항소 이유를 제시했다.
31일 뉴스1이 입수한 윤 전 조정관과 김용군 예비역 대령에 대한 내란 중요임무종사 혐의 항소이유서에 따르면, 특검팀은 "윤승영이 당연히 숙지하고 있던 이 사건 비상계엄 선포 사유(담화문 내용), 포고령 내용조차 '기억나지 않는다'고 주장하거나, 비상계엄 선포 및 포고령의 위헌·위법성에 관해 '몰랐다. 생각을 하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이유나 동기는 중한 형사책임을 질 수 있는 궁박한 상황을 피하기 위해 허위 진술을 하고 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술 당시 기억 유무가 중요한 게 아니라 방첩사 체포조 지원 당시 기억 유무 내지 인식 상황이 중요하고, 방첩사 체포조 지원 결정 직전 비상계엄 담화문과 포고령을 본 객관적 사실이 인정되는 이상 그 내용도 잘 인식하고 있었다고 봐야 한다"고 짚었다.
특검팀은 당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내 수사 기획과 관련한 최고 책임자였던 윤 전 조정관이 사무실로 출근하며 비상계엄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자 노력했던 모든 상황과 국회의 계엄 해제요구 결의 시까지 뉴스 속보, 라디오 등 언론 보도 상황을 챙겨봤던 점 등을 종합하면, 계엄 관련 정보를 정확하게 숙지했다고 보는 게 논리와 경험칙에 부합한다고 했다.
아울러 특검팀은 윤 전 조정관 진술의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것을 주장하기 위해 일부 진술조서 내용을 재판에서 탄핵증거로 신청했는데, 재판부가 "아무런 이유 설시 없이 기각했다"고 했다. 이에 특검팀은 2심에서 조서 내용을 다시 탄핵증거로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탄핵증거란 피고인 또는 증인의 말을 믿기 어렵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제출하는 증거를 일컫는다.
특검팀이 탄핵증거로 제출했다 기각된 진술조서 내용에는 윤 전 조정관이 '비상계엄을 선포할 만한 국가비상사태가 있었나'라는 물음에 '모르겠다. 당시에는 그런 게 있나 보다 생각했다', '포고령이 헌법과 법률에 위반된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나'라는 물음에 '그런 생각을 하지 못했다'고 답한 내용이 담겼다.
'방첩사가 국회의원을 체포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면 누구를 체포하고, 어떤 역할을 하는 것인지 확인했어야 하지 않나'라는 물음에 '가능성에 대해 생각만 한 것이지 구체적으로 아는 게 없었고 알려줄 것도 아니기 때문에 확인하지 않았다'고 답한 내용도 포함됐다.
특검팀은 "(재판부는)신빙성 없는 윤승영의 주장만 가볍게 취신한 다음, 윤승영에게 '군을 보내 국회를 봉쇄하고 국회의원 등을 체포함으로써 국회를 무력화시키려는 목적을 가지고 윤석열 등의 내란 범행에 가담했음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국헌문란 목적을 전부 인정하지 않았다"며 국헌문란 목적을 판단함에 있어 사실 오인 및 법리 오해의 위법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재판부의 이런 판단이 윤 전 조정관의 무죄 판결에 영향을 미쳤다는 게 명백하다고도 했다.
내란 특검팀은 지난 29일 2심을 진행할 서울고법에 이 같은 내용의 항소 이유서를 제출했다.
앞서 윤 전 조정관은 비상계엄 당시 방첩사에서 주요 정치인 등을 체포하려는 사정을 알면서도 정치인 체포 행위에 가담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부는 윤 전 조정관의 방첩사 체포조 지원 행위가 "국회 활동을 저지하거나 마비시켜 국회가 사실상 그 기능을 할 수 없게 만들려는 목적 하에 이뤄지는 행위임을 공유하거나 인식했다고 볼 증거가 부족한 이상 내란중요임무종사죄가 성립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해 무죄를 선고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2.19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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