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세 이하’ 위기 징표 정교하게…복지부, 이달중 아동사망 대책 내놓는다

사회

이데일리,

2026년 4월 01일, 오전 05:46

[이데일리 방보경 기자] 최근 생후 4개월 영아가 친모의 학대로 숨진 이른바 ‘해든이(가명) 사건’ 등 3세 이하 영유아 사망 사례가 잇따르자 보건복지부가 미취학 아동의 조기발견을 위한 개선대책 마련에 나섰다. 미취학 아동과 연관성이 있는 지표 점수를 높이는 등 ‘e아동행복지원시스템’ 개선안이 이달 중 윤곽을 드러낼 예정이다.

◇e아동행복지원시스템 개선방안 발표…현 44종보다 세분화 전망

31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복지부는 4월 중 위기 상황에 놓인 미취학 아동을 먼저 발굴할 수 있도록 e아동행복지원시스템 지표를 개선하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e아동행복지원시스템은 44종의 사회보장 빅데이터를 활용해 학대 위기 아동을 발굴한다. 복지부는 미취학 아동에 상관관계가 높은 지표에 가산점을 주는 식으로 시스템을 변경할 방침이다.

이 같은 개선 논의는 기존 시스템의 한계가 드러난 데 따른 것이다. 2020년 경기 시흥에서 한 여성이 3세 A양을 살해한 뒤 6년 동안 이를 숨겨온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A양은 2021년 10월부터 2024년 4월까지 총 9차례나 학대가 의심된다는 정보가 떴지만 아동복지 담당공무원은 점수가 낮다는 이유로 현장조사에 나서지 않았다.

여기에 최근 해든이 사건 등 미취학 아동 사망이 잇따르면서 정부는 위기 아동 발굴 체계 전반을 손질하는 방안을 신속하게 검토하고 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지난달 23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실질적 해결책을 주문한 뒤 이틀 만에 이스란 복지부 제1차관 주재로 관계부처 회의가 열리는 등 논의에 속도가 붙고 있다.

복지부는 읍·면·동 아동복지 담당 공무원의 전문성 강화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동복지 담당 공무원은 e아동행복지원시스템에 위기정보가 포착되면 현장에서 사례자들을 처음으로 접촉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후 가정방문을 통해 학대 징후가 확인되면 아동학대 전담공무원으로 사건을 이관하지만 초기 단계에서는 발굴과 관리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사한 문제는 최근 사례에서도 반복됐다. 이달 인천 남동구에서 생후 19개월 B양이 숨지기 전에도 담당공무원이 방문했다. ‘건강보험료 체납’ 등 3종에 대한 위기 정보가 두 차례 나타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특이사항이 포착되지 않아 별다른 조치로 이어지지 못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당시 통화도 하고 대면상담도 진행했지만 (당사자가) 어려운 사항이 없다고 해 서비스를 지원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3월 전남 순천시 왕지동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앞에 친모의 학대로 숨진 생후 4개월 '해든이'를 추모하는 화환이 늘어서 있다. (사진= 연합뉴스)
◇“아동복지 담당 공무원 인력증원 필요”

현장에서는 인력을 확충해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담당 공무원이 학대 사건만 전담하는 게 아니라 아동복지 전반을 함께 맡고 있어 사건에 집중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 전체 읍면동 3350곳 중 담당자 수가 1명인 곳은 약 88%인 3129곳에 달했다.

지자체 공무원이 강제적인 조치를 취하기 어려운 구조도 문제다. 눈에 띄는 상처가 있거나 아동이 보호자를 피하는 등 명확한 학대 징후가 의심될 때를 제외하고는 개입이 쉽지 않아 현장에서는 상담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

결국 현재로서는 미취학 아동의 위기를 포착할 수 있는 수단이 e아동행복지원시스템에 사실상 의존하고 있어 이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 어린 아이들의 경우 전담인력을 확충하는 대안도 제기된다.

공혜정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는 “일본은 아이들이 태어나고 1개월 후 전문 인력이 아이들을 양육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육아 고충을 들어주는 제도가 있고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최소한 2세 미만 아이들에 대해서는 의무적으로 담당 인력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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