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옥살이 '낙동강변 살인' 누명 피해자들, 위증 경찰관들 고소

사회

이데일리,

2026년 4월 01일, 오후 01:09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이른바 ‘부산 낙동강변 살인 사건’ 진범으로 누명을 써 21년간 억울하게 옥살이를 한 두 피해자가 재심 재판 중 위증한 경찰관들을 고소했다.

낙동강변 살인사건 범인으로 지목돼 21년간 억울하게 옥고를 치른 장동익씨와 최인철씨가 2021년 2월 4일 오전 부산 연제구 부산고등법원에서 열린 재심 선고 공판을 마친 후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낙동강변 살인사건 누명 피해자인 최인철(63)씨와 장동익(66)씨 측 법률대리인인 박준영 변호사는 최근 부산경찰청에 사건 당시 경찰관으로 일한 5명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1일 밝혔다.

이들 5인은 당시 사하경찰서 소속 경찰관 A씨 등 4명과, 중부경찰서에서 근무했던 B씨 1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변호사는 A씨 등 4명이 “폭행과 물고문 등 가혹행위를 가하고 ‘낙동강변 살인사건’과 ‘강도사건’에 대한 자백을 강요해 자술서를 쓰게 만들었다”며 “그런데도 재심 법정에서 ‘기억나지 않는다’, ‘그런 사실 없다’는 등 기억에 반하는 허위 진술을 했다”고 주장했다.

‘낙동강변 살인 사건’ 피해자로 알려진 경찰관 B씨를 두고는 “사하서에서 자백을 받아내는 과정에서 우리가 강력 범죄 전과가 전혀 없는데도 어느 날 갑자기 살인사건을 저질렀다고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이자 낙동강변 살인사건 발생 한 달 전 B씨가 피해자인 특수강도 사건이 발생한 것처럼 가공의 사건을 만들어냈다”고 했다.

박 변호사는 “언젠가부터 세상에 대립과 갈등이 많아졌다”며 “그러다 보니 큰 고통을 받으신 분들이 용서를 하면 ‘좋은 문화’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무죄 판결 이후 최인철, 장동익 선생님께 ‘경찰들을 용서하자’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최인철 선생님은 아직도 고문에 의한 후유증을 겪고 계신다”며 “피해자들의 고통을 제대로 공감하지 못했고 그것은 내 욕심이었다”고 부연했다.

장씨와 최씨의 법률대리인인 재심 전문 박준영 변호사 (사진=뉴스1)
박 변호사는 고소 배경으로 “최근 국가 폭력에 대한 문제들이 계속 화제가 되고 있고 ‘이대로 놔두는 것이 과연 정의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위증의 공소시효는 7년이고 고소당한 경찰관 중 가장 이른 공소시효 만료일은 올해 6월 26일”이라고 했다.

‘부산 낙동강변 살인 사건’은 1990년 1월 4일 낙동강변에서 차를 타고 데이트하던 남녀가 괴한들에게 납치된 후 여성이 성폭행당한 뒤 살해되고 남성은 상해를 입은 사건이다.

당시 경찰들은 최 씨와 장 씨에게 고문을 가해 허위 자백을 받아낸 뒤 강도살인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겼다. 장씨 등은 수사 과정에서 폭행을 비롯한 물고문, 잠을 재우지 않거나 쇠파이프에 다리를 끼워 거꾸로 매다는 행위 등을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장씨와 최씨는 검찰 수사 때부터 ‘경찰에게 고문당해 허위 자백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이들은 21년간 복역한 뒤 2013년이 돼서야 모범수로 출소했다.

억울하게 옥살이를 한 사람들은 이들만이 아니었다. 최씨의 처남은 최씨가 사건 당일 대구의 처가에 있었다고 증언했다가 위증죄로 몰려 구속됐고 최씨의 아내 또한 위증교사죄로 구속됐다. 두 사람은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기까지 2개월, 1개월씩 수감돼 있었다.

이후 대검찰청 과거사위원회는 2019년 이 사건이 고문으로 조작됐다고 발표했고 두 사람은 재심 끝에 지난해 2월 무죄를 선고받았다.

경찰청은 재심에서 이들에게 무죄가 선고되자 “당시 적법 절차와 인권 중심 수사 원칙을 준수하지 못한 부분을 매우 부끄럽게 생각하며 이로 인해 큰 상처를 드린 점을 깊이 반성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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