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영어 잘해도 PT는 어려운데"…직장인들 '이곳' 찾는 이유

사회

뉴스1,

2026년 4월 02일, 오전 06:00

31일 경기도 용인시 경희대학교 국제캠퍼스 우정원에서 진행된 멀티캠퍼스 오픈하우스 수업 장면.(멀티캠퍼스 제공)

"예비 주재원 대상 교육으로 검토 중인데요. 학습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과 24시간 영어로 말해야 한다는 점이 강점으로 보입니다."

글로벌 업무를 맡을 직원을 위한 교육을 미리 체험하려는 기업 인사담당자와 교육 담당자 10여명이 한 자리에 모였다. 영어로 진행되는 수업이 어색한 듯 서로 눈치를 보던 직장인들은 곧 자연스럽게 영어로 질문에 답하기 시작했다.

지난달 31일 경기도 용인시 경희대학교 국제캠퍼스 우정원. 이날 현장에서 진행된 프로그램은 멀티캠퍼스의 몰입형 외국어 교육을 체험하는 '외국어생활관(외생관) 오픈하우스'였다.

첫 수업은 영어 프레젠테이션(PT) 강의였다. 자세와 아이컨택, 발음, 한국인이 자주 하는 실수까지 실제 비즈니스 상황을 가정한 교육이 이어졌다. 단순 회화가 아니라 '업무용 언어'를 익히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참가자들은 처음에는 영어로 말하는 것 자체에 부담을 느끼는 모습이었지만 시간이 흐르자 발표와 질문, 피드백이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이 프로그램의 핵심은 '몰입'이다. 외국어생활관은 24시간 외국어만 사용하는 합숙형 교육 과정으로 4주에서 10주까지 선택해 참여할 수 있다.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주요 언어뿐 아니라 20개 어종까지 학습이 가능하다.

참가자들은 교육 기간 동안 외국어 외 사용이 제한된 환경에서 생활하며 롤플레잉과 시뮬레이션을 통해 실제 업무 상황을 반복적으로 경험한다. 단순 암기가 아니라 '환경 적응'에 초점을 둔 방식이다.

멀티캠퍼스 외국어생활관 모습.(멀티캠퍼스 제공)

이 같은 교육 방식은 기업 수요와 맞닿아 있다. 글로벌 사업이 확대되면서 단순 회화 능력보다 협상, 발표, 보고 등 실전 커뮤니케이션 역량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실제 프로그램은 PT, 회의, 협상, 고객 대응 등 비즈니스 상황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문화 이해 교육이 함께 진행된다는 점도 특징이다. 언어 능력뿐 아니라 국가별 커뮤니케이션 방식과 비즈니스 관행을 함께 익히는 구조다. 모든 과정 교재는 자체 개발됐으며 실제 직무와 업무 상황을 반영한 사례 중심으로 구성됐다. 영어·중국어·일본어 전임 강사진을 통해 맞춤형 교재 개발과 과정 품질 관리도 이뤄진다.

외생관에서 15년차 강사로 근무 중인 애쉴리 제임스 템페로 씨는 "글로벌 현장에서는 스몰톡과 자연스러운 네트워킹이 매우 중요한데 한국 직장인의 간결한 표현 방식은 서구 문화에서는 무례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며 "외국어생활관은 문법이나 발음보다 이문화 기반의 뉘앙스와 표현을 중심으로 실제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키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31일 경기도 용인시 경희대학교 국제캠퍼스 우정원에서 진행된 멀티캠퍼스 오픈하우스 수업 장면.(멀티캠퍼스 제공)

실제로 이날 오픈하우스에 참여한 한 기업 참가자는 "주재원 선발이 수시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이미 일정이 확정된 어학 교육에 참여하지 못하는 임직원들이 있어 수요가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멀티캠퍼스는 기존 외생관 프로그램을 하루 동안 체험할 수 있도록 2023년부터 오픈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다. 해당 프로그램은 약 40년간 삼성그룹 글로벌 인력 양성을 위해 운영되던 교육을 2016년 멀티캠퍼스가 인수해 이어온 것이다.

외생관 교육은 일정 기간 업무를 중단하고 참여하는 '잡오프(job off)' 형태인 만큼 기업 역시 교육 성과를 중요하게 본다. 멀티캠퍼스는 OPIc 평가와 자체 회화 역량 평가 등을 통해 학습 성과를 관리하고 있으며 실제 참가자들의 만족도는 5점 만점 중 4.8점에 달한다.

외생관 오픈하우스는 올해 3월과 9월 두 차례 진행되며, 기업 요청 시 상시 체험 형태로도 운영된다. 특히 올해부터는 AI 외국어생활관이 출시돼 시공간 제약없이 외국어생활관 콘텐츠 학습도 가능하다.

ch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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