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사회인데…기업 고령화 대응, 회의 안건에도 못 오른다

사회

이데일리,

2026년 4월 02일, 오후 02:33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우리나라가 초고령사회에 진입했지만 기업의 대응은 여전히 미흡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기업은 조기은퇴 등 인력 구조 관리에 초점을 맞춘 반면, 중소기업은 숙련인력의 재고용과 장기 근속을 유지하는 등 대응 방식의 차이가 뚜렷했다. 저출산 대응과 달리 고령사회 대응은 정책 논의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2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간한 ‘기업의 고령사회 대응 실태와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 인사·노무 담당자 36명을 대상으로 초점집단면접(FGI)을 실시한 결과, 기업 차원의 대응은 전반적으로 미흡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진이 초고령사회 진입에 대해 인지하고 있지만, 이를 기업 회의의 공식 안건으로 상정하거나 적극 논의하는 수준에는 이르지 못했다.

지난해 7월1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서울시 중장년 일자리박람회 2025에서 구직자들이 채용공고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특히 기업 규모에 따라 대응 방식의 격차가 뚜렷했다. 대기업은 조기퇴직 등 인력 구조 관리 중심으로 접근하는 반면, 중소기업은 인력난으로 인해 고령 근로자의 재고용과 장기 근속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은퇴 이후를 대비한 지원 역시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취업 지원 서비스는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면 형식적으로 운영되거나 비공식적 배려 수준에 머무는 경우가 많았다. 제도에 대한 근로자 인식 부족도 문제로 지적됐다. 기업들은 퇴직 이후 삶에 대한 지원을 기업 책임 범위 밖으로 인식하는 경향도 강했다. 이는 고령사회 대응 정책의 현장 안착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한계는 전문가 조사에서도 확인됐다. 전문가 델파이조사(전문가 심층조사) 결과, 기업 참여가 특히 필요한 핵심 과제로 장시간 근로 해소, 일·생활 균형, 저소득 고령자 소득보장, 계속고용 제도 확대, 플랫폼 노동자 보호 등이 제시됐다. 산업재해 예방과 고령 근로자 건강관리도 주요 과제로 꼽혔다.

보고서는 기업의 고령화 대응이 단순한 사회적 책임을 넘어 기업 경쟁력과도 직결된다고 강조했다. 생산 연령 인구 감소 속에서 숙련 인력 활용과 노동시장 유지가 기업 지속 가능성의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기업 특성에 맞는 맞춤형 정보 제공과 함께 계속 고용 제도 유연화, 재취업 지원 강화, 산업 안전 개선 등 제도적 기반을 보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세제 혜택이나 보조금 등 실질적인 인센티브를 통해 기업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인구고령화에 대한 대응은 정부와 지자체의 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정책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민간, 특히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수적”이라며 “정부는 기업 특성별 맞춤형 정보 제공과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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