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변호사회가 지난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관에서 '법률시장 구조 변화와 적정 변호사 공급 규모 산정 연구 결과' 발표회를 열고 있는 모습. (사진=서울지방변호사회 제공)
김종호·남재영 경희대 행정학과 교수는 변호사 공급 과잉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변호사시험 합격자 현황에 따르면 2012년 로스쿨 제도가 도입됐을 당시 합격자는 1451명이었으나, 매년 합격자 수는 점진적으로 늘어났다. 2020년부터는 합격자 수가 1700명대를 넘어섰다. △2020년 1768명 △2021년 1706명 △2022년 1712명 △2023년 1725명 △2024년 1745명에 이어 지난해에도 1744명이 합격하며 1700명대 공급이 일반화하는 양상이다.
법조계는 급격한 인원 증가로 국내 법률시장은 수요·공급 미스매치 상태에 놓여있다고 진단했다. 연구에 따르면 로스쿨 제도 도입 이후 등록 변호사 수는 2012년 1만 4534명에서 2025년 3만 7981명으로 161% 가량 늘어났다. 그 결과 변호사 1인당 연간 민사 본안 사건 수임 건수는 2012년 73.1건에서 2025년 22.4건으로 급감했다. 13년 사이 수임 건수가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아울러 법률 전문가의 도움을 받지 않고 스스로 소송을 진행하는 ‘나홀로 소송’의 비율이 높아 개업 변호사가 월 1건도 수임하지 못하는 상황도 속출하고 있다.
문제는 최근 인공지능(AI) 기술이 법률시장에 큰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 교수는 AI 기술이 반복적·정형적 법률 업무를 자동화하거나 보조하는 형태로 활용돼 저연차 중심 업무를 대체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여타 업계에서도 AI로 인한 일자리 감소 현상이 발생하듯 법률시장에서도 AI가 신규 변호사의 진입장벽이 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이들 교수는 적정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를 산출하고자 미국·일본·독일·프랑스·영국 등 5개 주요국 및 한국 2010~2025년도 OECD 데이터 등을 바탕으로 차분 회귀 모형을 활용한 분석을 실시했다. 이들은 △총인구 수 △1인당 국내총생산(GDP) △AI 인프라 투자액 등을 독립변수로 삼았다.
분석 결과 2024년 기준 실제 변호사 수는 구조적으로 예상되는 수준보다 약 5000명 이상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기반으로 시장 상황을 고려해 합격자 수를 점진적으로 줄여나갈 것을 제언했다. 단기적으로는 시장 충격을 완화하고자 구조적으로 예상되는 변호사 수의 최근 통계 평균치인 1200명 수준으로 합격 인원을 관리해야 한다. 이후에는 600~900명 수준까지 단계적으로 감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남 교수는 “해당 연구는 적정 변호사 수를 계산하는 과학적 모델을 만들고자 하는 첫 번째 시도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후속 과제로는 사회의 다양한 요소들을 고려해 더욱 정교하고 더 많은 설명력을 가진 모델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조순열 서울변회 회장은 이날 “국내 로스쿨 제도는 당초 변호사 선발 인원을 1500명으로 확대하는 동시에 법무사·노무사 등 유사직역을 통폐합한다는 전제 아래 도입됐다”며 “그런데 통폐합 약속은 어디론가 가버리고 유사직역과 변호사 수는 계속 늘어 수급이 맞지 않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 결과 수임 경쟁이 격해지며 과장광고나 불성실한 변론 등 소비자들을 기망하는 현상이 벌어졌다”며 “직역을 살리는 것보다도 소비자 피해를 줄이고 대한민국 법조가 바르게 서는 시작점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서울지방변호사회가 지난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관에서 '법률시장 구조 변화와 적정 변호사 공급 규모 산정 연구 결과' 발표회를 열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서울지방변호사회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