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비위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무소속 김병기 의원이 지난 2일 오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에 출석하고 있다. 2026.4.2 © 뉴스1 이광호 기자
경찰이 김병기 무소속 의원을 조만간 다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예정대로면 김 의원은 6번째 경찰 조사를 받게 된다. 불법 정치자금 수수 및 차남 취업·편입 청탁 등 김 의원을 둘러싼 의혹은 무려 13가지에 달한다. 수사가 반년째 이어지고 있음에도 경찰은 김 의원에 대한 소환만 거듭하고 있다.
5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김 의원 추가 소환 방침을 세웠다. 경찰은 지난 2월 26일과 27일 1·2차 조사 당시만 해도 '모든 의혹을 확인하겠다'는 입장이었지만 다섯 차례 조사에도 전혀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6차 조사 뒤에도 필요하면 김 의원을 다시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김 의원은 지난달 11일 3차 조사 때 허리 통증을 호소하며 5시간 만에 귀가했고, 이후 20일간 추가 조사는 없었다. 지난달 31일 재출석했지만 4·5차 조사도 각각 5~6시간 안팎에 끝났다. 지난해 9월 의혹이 불거진 뒤 다섯 차례 본인 소환은 물론, 차남도 수 차례 불러 조사햇지만 결론은 나지 않고 있다. 김 의원 건강 문제로 장시간 조사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건강 문제를 감안하더라도 수사 지연이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선우 무소속 의원 사건과 대비된다는 것이다. 경찰은 '1억 원 공천헌금' 수수 의혹이 제기된 강 의원 사건에서는 의혹 제기 약 한 달 만에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두 차례 소환 조사 뒤 다른 혐의는 별도로 넘기고, 1억 원 수수 혐의만으로 영장을 구성해 신병 확보에 나섰다.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0회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강선우 의원이 대화를 나누며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왼쪽 아래는 이들을 바라보는 정청래 대표. (뉴스1 DB)2025.12.31 © 뉴스1 이승배 기자
반면 김 의원 사건은 정반대다. 의혹이 13가지에 이르는데도 경찰은 어느 하나도 처분하지 못했다. 중한 혐의만 떼어 신병 확보에 나서지도 않았고, 일부 혐의를 먼저 송치하지도 않았다. 소환만 거듭할 뿐 수사는 제자리걸음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경찰 안팎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김 의원에 대한 '봐주기 수사'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경찰은 강 의원 구속영장에서 강 의원이 아이폰 비밀번호 제공을 여러 차례 거부한 점, 혐의를 계속 부인한 점 등을 들어 구속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김 의원도 대부분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휴대전화 비밀번호도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의 혐의가 가벼운 것도 아니다. 대표적인 것이 차남 김 모 씨의 숭실대 편입과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 취업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다. 경찰은 취업 청탁 의혹과 관련해 김 씨가 실제 취업한 뒤 김 의원이 빗썸에 유리한 의정활동을 한 것으로 보고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해 수사 중이다.
'1억 원 공천헌금' 사건의 발단이 된 묵인 의혹도 있다. 당시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회 간사였던 김 의원이 강선우 무소속 의원의 공천헌금 수수 사실을 알고도 이를 알리지 않아 공관위 업무를 방해했다는 혐의다. 경찰은 지난달 31일 4차 조사 때 이 의혹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도 김 의원은 배우자의 구의회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관련해 경찰 수사를 무마했다는 의혹, 전직 동작구의원들로부터 3000만 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했다는 의혹 등을 받고 있다. 전직 보좌진이 쿠팡으로 이직한 뒤 인사상 불이익을 요구했다는 의혹도 수사 대상에 포함돼 있다.
오는 6월 열리는 지방선거를 두 달 앞두고 경찰이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구속영장 신청이나 일부 혐의를 우선 처분하는 것이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경찰이 수사 결론을 쉽게 내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eon@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