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산석유화학단지 전경.(사진=서산시)
산업연구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산업위기지역 제도의 고도화 방안과 정책 과제 보고서(유이선·백승민)를 5일 발간했다.
정부는 산업 위기에 따른 지역경제 붕괴를 막자는 취지에서 2018년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 제도를 도입한 바 있다. 위기 조짐이 나타나면 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해 단기 안정화 조치를 하고 위기가 본격화하면 특별지역으로 격상해 이들 지역 경제·산업의 회복을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2018년 첫 시행 당시 중공업·자동차 공장이 폐쇄된 전북 군산과 울산 동구, 전남 목포·영암·해남, 경남 거제 등이 6곳이 특별지역으로 지정됐다. 2022년에도 태풍 힌남노에 따른 제철소 가동 중지로 경북 포항이 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됐었다. 현재도 전남 여수와 충남 서산, 경북 포항, 전남 광양 네 곳이 구조적 위기에 직면한 석유화학·철강 산업의 침체 속 지난해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돼 정부 지원을 받고 있다.
보고서는 그러나 이 같은 지정 제도를 통한 정부의 지원이 단순한 지역 지원 수준에 머물러 구조적 문제 해결로 이어지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애초에 지정 요건 자체가 특정 산업의 비중이 해당 지역 경제를 좌우할 정도로 커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붙는데다, 긴급경영안정자금 및 정책자금 우대 등 지역 단위로 이뤄지는 탓에 최근 석화·철강 같은 주력 제조업의 구조적 위기에 대응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현 제도도 단기적인 초기 지역 산업 안정화 기능은 하고 있지만 이 같은 지역 단위 개입이 산업 차원의 전략과의 연계성은 떨어진다”며 “둘이 긴밀히 연결돼야 산업 정책의 하위 보완장치가 아니라 실행 플랫폼으로 기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보고서는 산업위기지역 지정 신청 단계에서부터 위기 상황에 대한 설명이나 지원 수요를 제시하는 수준을 넘어 해당 산업이 앞으로 어떠한 전환 경로를 밟을 것인가에 대한 전략적 설계를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가령 충남 서산시가 대산 석화산단의 침체로 산업위기지역 지정을 신청했을 때 현 상황이 얼마나 지역 경제를 침체시킬지를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국가 산업전략 차원에서 대산 석화산단을 어떤 식으로 살려낼지에 대한 계획까지 담아 지정 여부를 결정하는 게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실제 지난해 서산을 위기지역으로 지정하는 동시에 각 기업의 구조개편 방안을 접수해 이에 필요한 지원을 진행 중인데, 이를 산업위기지역 제도에 포함해 함께 작동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또 현 제도는 2년 단위로 지정-연장하는 단기 지원 방식에 그치고 있으나 산업 구조개편은 훨씬 더 긴 시간이 필요할 수 있는 만큼 구조 개편 성과에 따라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의 중기 지원 체계로 개편하는 것도 효과적일 수 있다고 제안했다.
보고서는 “산업 위기는 산업 차원에서 발생하지만 그 충격은 공간 속에서 실현되는 만큼 위기 대응도 지역 단위 지원에 머무를 게 아니라 국가 산업구조 전환 전략을 지역 현장에서 구현하는 체계로 발전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