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 중 7명, 아파도 유급병가 못 쓴다"…5인 미만 영세기업 '민낯'

사회

뉴스1,

2026년 4월 05일, 오후 12:00


5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 10명 중 7명은 아파도 유급병가를 내지 못하고, 유급 연차휴가도 자유롭게 쓰지 못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반면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하거나, 해고 통보로 직장을 잃는 경우는 평균치를 훌쩍 웃돌았다.

영세 기업 직장인은 여전히 휴식권·인격권·생존권 모두에서 소외된 채 '법 사각지대'에 방치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가 최근 3년간 직장인 1000명을 상대로 실시한 분기별 설문조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유급 연차휴가를 자유롭게 사용한 5인 미만 사업장 직장인은 37.1%로 평균(68.1%)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300인 이상 대기업 직장인의 유급 연차휴가 사용률(85.7%)과 비교하면 무려 2.3배나 격차가 벌어졌다. 명절·공휴일·대체휴일 등 '빨간날'에 유급으로 쉴 수 있는 영세기업 근로자도 44.0%에 불과해 대기업 직장인(81.3%)이나 평균치(68.6%)를 한참 밑돌았다.

'유급 병가' 사용률은 더 처참한 실정이다. 올해 1분기 기준 유급 병가를 사용한 5인 미만 사업장 직장인은 35.4%에 그쳤다. 영세기업 근로자 10명 중 7명은 아파도 일하거나 무급으로 쉬어야 하는 셈인데, 대기업 직장인은 69.8%가 유급 병가를 쓸 수 있었다.

영세기업 직장인은 '직장 내 괴롭힘'이나 '해고 통보' 등 사내 폭력으로부터도 무방비로 방치돼 있었다.

직장갑질119가 지난해 1분기 실시한 조사에서 '직장 내 괴롭힘 이후 회사를 그만뒀다'는 응답은 5인 미만 사업장이 46.9%로 직장인 평균(22.5%)과 300인 이상 사업장(19.7%)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실직 사유가 '해고'인 경우는 5인 미만 사업장은 30.8%로 직장 평균(14.1%) 대비 2배, 300인 이상 사업장(6.5%) 대비 5배가량 더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5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 두 명 중 한 명은 고용보험 가입 등 최소한의 복지 혜택도 받지 못하고 있다.

직장갑질119가 고용보험 가입 여부를 질문한 7차례 설문 모두에서 5인 미만 사업장의 경우 '고용보험에 가입돼 있다'는 응답이 40~50%대에 머물렀다.

특히 올 1분기 설문에선 5인 미만 사업장의 고용보험 가입 응답이 45.7%에 불과했다. 이는 300인 이상 사업장(90.7%)의 절반 수준이다.

직장갑질119는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 2008년과 2022년 두 차례,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근로기준법 확대를 정부와 국회에 각각 권고했으나 지금까지도 근로기준법의 5인 미만 사업장 확대 적용은 실현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세옥 직장갑질119 활동가는 "이재명 정부가 진정으로 '차별과 배제 없는 일터'를 국정 과제로 삼고 있다면 정의부터 적용 범위까지 모든 일하는 사람을 제대로 포괄할 수 있도록 근로기준법을 제대로 전면 개정하는 게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김 활동가는 "경제 상황이나 사업주 부담 등을 이유로 30년 가까이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들에 대한 차별을 유지하며 실현되지 않을 점진적 개선을 말하는 건 기만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ks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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