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조작 기소 의혹' 녹취 제출에…박상용 검사 "진실 왜곡"

사회

이데일리,

2026년 4월 06일, 오후 02:41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연어·술파티 진술 회유’에서 촉발된 쌍방울(102280) 그룹 대북송금 사건 조작 기소 의혹이 더불어민주당과 박상용 검사 간 진실게임으로 번지고 있다.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정조사에서 박 검사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측 변호인 간 통화 녹취를 추가 공개한 데 이어 이화영 전 부지사의 변호인인 서민석 변호사가 해당 녹취 파일을 검찰에 직접 제출하며 공세를 이어갔다. 박 검사는 “맥락이 완전히 삭제된 찌라시 녹취로 진실을 밝혔던 수사를 가리는 시도”라며 진실 왜곡이라고 반발했다.

6일 서울고등검찰청 앞에서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의원과 서민석 변호사가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관련 박상용 검사 녹취 증거 제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 변호사는 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 검사와의 통화 녹취 원본 음성 파일을 증거자료로 고검에 제출했다.

그는 “만약 이 녹음 파일이 제 이익을 위해 조작됐거나 재구성된 것이라면 청주시장 예비후보직에서 즉시 사퇴하고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서 변호사는 자료 제출 후 고발인 조사에도 출석할 예정이다.

서 변호사는 국민의힘이 제기한 ‘짜집기’ 의혹에 대해서도 정면 반박했다. 그는 “이 녹음 파일은 천우신조로 발견돼 공개된 것이며 일부 정치 세력과 정치 검찰은 메신저인 저를 공격함으로써 정작 중요한 메시지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의 본질은 검사가 피의자와 그 변호인에게 때로는 압박하고 때로는 회유하는 방법으로 그들의 계획에 맞춰 설계된 거짓 진술을 이끌어내려 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 변호사는 “향후 국정조사에 참여해 증인으로서 선서하고 당시 있었던 회유와 압박의 실체를 있는 그대로 증언하겠다”고도 했다.

앞서 전 의원은 지난 3일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에서 박 검사의 통화 녹취를 추가로 공개했다. 해당 녹취에는 박 검사가 “이재명 씨랑 공범으로 갈 거고 그렇게 되면 좀 지나면 이 부지사는 아마 나갈 것이다”, “그렇게 기소되면 재판장이 선고할 수 없는 사이즈가 된다” 등의 발언이 담겼다. 전 의원은 “수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기소의 방향이 정해진 것 아니냐”며 “대한민국 검사가 마치 부당거래를 하고 설계하는 정황 그 자체만으로도 국민은 큰 충격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박 검사는 지난 5일 페이스북을 통해 반박 입장을 냈다. 그는 해당 녹취가 2023년 6월 19일 이뤄진 통화라고 특정하면서 당시 서 변호사가 “15기수 높은 법조 선배”로서 확정적인 입장을 정해 서면을 내기 전 여러 조언을 구해 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검사는 “서 변호사를 피의자의 변호인이자 진실 발견에 협조해 줄 수 있는 분, 진솔한 대화가 가능한 법조 대선배로서 대했다”고 밝혔다.

박상용 검사. (사진=연합뉴스)
박 검사는 이화영 전 부지사가 자백에 이른 경위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그는 “변호인의 조력을 충분히 받는 피의자가 자백하는 경우의 대부분은 부인하더라도 다른 증거에 의해 혐의가 인정될 가능성이 높아 부인해 엄한 처벌을 받기보다 자백을 하고 선처를 구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되는 경우”라며 “먹을 것을 준다고 단순히 설득한다고 자백하는 피의자는 없다”고 강조했다.

박 검사는 이화영 전 부지사가 수사 초기 혐의를 부인하다 증거가 쌓이자 입장을 바꾸어 상사인 경기지사에게 쌍방울 대북송금 등을 보고한 사실을 자백할 뜻을 비췄다고도 했다. 다만 외부 세력의 압력으로 이화영의 입장이 계속 바뀌었다면서 “수사 일정에 관해 저와 한 약속을 깨는 일은 다반사였다”고 했다. 그는 “이화영이 처한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고 인간적으로 안타까움을 느꼈다”면서도 “종범 의율과 같이 이화영 측의 무리한 요청에 대해서는 거절하기도 하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 검사는 “KBS를 비롯한 일부 언론사는 위 통화를 보도함에 있어 제가 무리한 제안에 대해 거절한 부분은 누락하고 결론에 해당하는 것을 원인인 듯 편집함으로써 전체적 맥락상 아무런 문제가 없는 제 말을 마치 불법적 회유나 거래 시도처럼 왜곡했다”고 주장했다.

박 검사는 “도대체 제가 이화영의 변호사 서민석을 상대로 어떤 불법적 회유를 했고 어떤 불법적 거래를 했는지 그 어떤 것도 말하지 못한다”며 “논리와 이성이 마비된 선정적 말로 만들어낸 신기루에 불과한 의혹만 끝없이 제기할 뿐”이라고 반발했다.

박 검사는 “맥락이 완전히 삭제된 찌라시 녹취로 진실을 밝혔던 수사를 가리는 시도나, 특검에 의한 공소취소로 죄를 덮으려는 시도는 이 정의로운 대한민국에서는 성공할 수 없을 것으로 믿는다”며 “지금까지처럼 그 믿음이 현실에서 배신당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종합특검팀은 당초 이 사건을 수사하던 서울고검 인권침해점검 태스크포스(TF)로부터 사건을 이첩받아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특검팀은 특검법 제2조 1항 13호를 근거로 삼았다. 해당 조항은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수사 상황을 보고받고 사건의 은폐·무마·회유·증거조작 등 적법절차 위반 및 수사기관 권한 오남용을 지시했다는 혐의를 수사 대상으로 규정한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쌍방울 대북송금 수사팀의 ‘윗선’으로서 회유 또는 권한 오남용을 유도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사건을 넘겨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9월 출범한 서울고검 TF는 반년 넘게 뚜렷한 성과 없이 사실상 공전해왔다. 국정조사를 통해 의혹이 구체화되고 수사 주체도 바뀐 만큼 조작 기소 의혹 수사가 새로운 동력을 얻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윤 전 대통령의 관여 정황이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사건을 넘겨받은 만큼 향후 수사 결과에 따라 ‘무리한 수사 범위 확장’이라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미 앞선 특검에서 수사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공소기각이 선고된 사례가 있는 만큼 재판에서도 이 부분이 쟁점으로 부각될 것이란 관측이다.

서울고검 TF는 사건 이첩과 별개로 내달 17일 징계 시효 전까지 수사·감찰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곽영환 서울고검 감찰부장은 앞서 국정조사에서 “지금까지 진상조사 결과 생산된 자료가 1만6000페이지 정도 된다”며 “곧 수사를 마무리 짓고 결과를 보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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