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병은 뇌에 ‘아밀로이드 베타’라는 찌꺼기가 쌓이고, 뇌 면역세포인 ‘미세아교세포’가 과하게 흥분해 염증을 일으키면서 악화된다. ‘미세아교세포’는 발병 초기에는 아밀로이드 단백질을 제거하는 방어적 역할을 수행하지만, 병이 심해지면 오히려 뇌 시냅스를 망치고 염증을 내뿜는 파괴자로 돌변한다.
연구팀은 소마토스타틴이 면역세포의 폭주를 막고 다시 청소부 역할을 하도록 직접 제어한다는 사실을 새롭게 밝혀냈다. 배양된 미세아교세포에 소마토스타틴을 투여하자, 찌꺼기를 잡아먹는 식세포 작용 기능이 크게 향상되고 염증성 물질 분비는 줄어 들었다.
사진=DGIST
특히 기존 약물을 활용한 ‘신약 재창출’ 전략을 통해 치료제 개발을 획기적으로 앞당길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연구에서 사용한 ‘소마토스타틴 수용체(SSTR) 작용제’는 말단비대증 등 타 질환 치료 목적으로 이미 FDA 승인을 받아 임상 현장에서 안전하게 활용되고 있다.
과거 알츠하이머병 대상 임상에서는 뇌 전달 효율 등의 한계로 뚜렷한 효과를 입증하지 못했으나, 본 연구를 통해 해당 약물이 ‘미세아교세포’를 표적으로 삼아 작용한다는 정확한 기전이 최초로 규명되면서 기존 약물을 치매 치료제로 확장 적용할 수 있는 돌파구가 마련됐다.
엄지원 교수는 “이번 연구는 뇌 신경물질인 소마토스타틴이 면역세포의 상태를 직접 제어해 치매 병리를 완화하고 기억력까지 개선할 수 있음을 최초로 증명한 결과”라면서 “과거 치매 임상에서는 한계를 보였지만 타 질환 치료 목적으로 이미 승인받아 쓰이고 있는 약물이, 이번에 밝혀진 작용 기전을 바탕으로 향후 치매 및 신경염증 치료제로 새롭게 쓰일 수 있는 융합적 가능성을 열었다”고 덧붙였다.
연구는 DGIST 뇌과학과 시냅스 다양성 및 특이성 조절연구센터의 정혜지 박사와 석사과정 현가은 학생이 공동 제1저자로 주도했으며, 국제학술지 Brain, Behavior, and Immunity (JCR 상위 약 4% 이내)에 2026년 3월 26일 온라인 게재되었다.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연구지원 사업을 통해 수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