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인천 중구 영종도 남북동의 한 인도에 보트 트레일러가 불법 주차돼 있다. (사진 = 이종일 기자)
◇왕산마리나 비용 부담, 불법주차 난립
6일 오전 인천 중구 영종도 왕산마리나 주변 인도 곳곳에는 보트를 실은 트레일러 수십대가 불법 주차돼 있었다. 또 연수구 연수동 고가 아래와 남동구 남동공단 주변에는 장기간 주차된 보트 트레일러들이 방치돼 있었다.
보트 트레일러 불법 주차와 장기 방치는 왕산마리나의 보트 계류 비용이 부담되기 때문이다. 왕산마리나는 한진그룹 계열사인 왕산레저개발이 조성해 운영하고 있다. 전장 9m(30피트)짜리 선박 기준으로 하루 해상계류 임차료는 2만원이고 한 달 60만원, 1년 720만원이다. 육상계류 임차료는 한 달 42만원, 1년 504만원이다. 이 비용을 내는 것이 부담스러운 선주들은 왕산마리나와 연수동·남동공단 주변 인도, 나대지, 주차장 등에 보트 트레일러를 장기간 주차하고 있다.
인천마리나협회는 왕산마리나 외에 마리나예정지구로 지정된 송도 남측수로에 마리나가 들어서면 계류시설 임차료를 낮추고 지역 관광산업을 활성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면 트레일러 불법 주차를 줄이고 지역경제 발전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인천시의 행정 지연으로 주민, 선주의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
송도 남측수로 일대 공유수면 22만여㎡는 지난 2020년 해수부 마리나항만 기본계획상 마리나예정구역으로 지정됐다. 하지만 인천시는 후속절차 이행을 지체했고 4년 뒤인 2024년 10월 공유수면매립 기본계획(53만㎡, 마리나 대상 부지 등 포함)을 수립해 해수부에 신청했다. 해수부는 매립 목적이 부적절하다며 반려했고 인천시가 보완해 지난해 10월 다시 신청했지만 5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마리나 개발을 위한 공유수면 매립은 인천시 계획이 해수부 기본계획에 반영돼야 할 수 있다.
6일 인천 중구 영종도 운서동의 한 인도에 보트 트레일러가 불법 주차돼 있다. (사진 = 이종일 기자)
해수부 승인과 매립 절차가 지연되면서 마리나지구 지정, 기반시설 조성, 마리나 개발계획 수립 등이 모두 뒤로 밀렸다. 인천시가 공유수면을 매립해야 해수부에 마리나지구 지정을 신청하고 기반시설 공사, 민간사업자 공모 등을 할 수 있다. 올해 매립계획이 승인돼 사업이 정상적으로 추진되면 마리나 개장까지 5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마리나협회측은 “민간사업자가 조성한 왕산마리나는 임차료가 비싸 보트 선주의 부담이 크다”며 “송도 남측수로는 방제시설이 구축돼 있어 마리나 개발 사업비를 줄여 왕산마리나 대비 60%로 임차료를 저렴하게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전장 7m(23피트)짜리 보트 선주인 김모씨(67·남)는 “왕산마리나에는 해상계류장이 266석 있고 비용이 저렴한 육상계류장은 34석밖에 없다”며 “송도 마리나를 통해 계류장 설치를 늘리고 임차료를 낮춰야 보트·요트 산업이 활성화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정복 인천시장 취임 이후 4년간 송도 마리나 사업이 진척되지 않았다”며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인천시는 “매립기본계획이 승인돼야 다음 절차를 이행할 수 있다”며 “계획 수립이 늦어진 것은 보완할 것이 많았기 때문이다. 해수부와 협의해 매립계획 심의가 잘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해수부 관계자는 “2024년 신청한 인천시 매립기본계획에서 마리나는 일부였고 체육시설 등 여러가지 조성 계획이 포함됐는데 매립 목적에 부합하지 않아 반려했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에 신청한 계획은 현재 심의 중이다. 매립기본계획 심의는 통상 1년 정도 걸린다”며 “빠르면 올 하반기, 늦으면 내년 상반기 인천시 계획 심의 결과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왕산레저개발측은 “민간에서 투자한 사업이라 가격을 많이 낮출 수 없다”며 “그나마 예전 35피트 이하 선박은 모두 동일 요금을 받았던 것을 2024년 30피트 이하 요금을 새로 만들어 가격을 조금 낮췄다. 선주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