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모습. 2026.3.12 © 뉴스1 이호윤 기자
부모 집에서 금고를 훔친 아들 사건에서 피해자가 고소를 취소한 경우 공소를 유지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개정 형법에 따라 친족 간 절도 범죄가 친고죄로 바뀐 데 따른 것이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마용주 대법관)는 절도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 씨는 지난 2024년 12월 부모가 없는 사이 주거지에 들어가 금고와 현금·상품권 등 2431만 원 상당 금품을 훔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 씨의 범행은 직계혈족 간 재산범죄로 옛 형법상 형 면제 대상이었으나, 2024년 6월 헌법재판소가 관련법인 형법 제328조 1항에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 해당 규정의 적용이 중지된 상태였다.
당시 헌재는 친족이라는 이유만으로 재산 범죄에 대해 일률적으로 형을 면제하는 기존 친족상도례 규정이 피해자의 재판절차 진술권 등을 침해할 수 있다고 보고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이후 지난해 12월 31일 형법 제328조 1항은 친족 간 재산 범죄에 대해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친고죄'로 개정됐다. 해당 조항은 2024년 6월 27일 이후 범죄부터 적용하도록 했다.
1심 법원은 A 씨가 구속 상태인 만큼 신속한 판단이 필요하고, 집행유예 기간 중 범행을 저지른 점 등을 고려해 개선 입법을 기다리지 않은 채 징역 1년을 선고했다.
2심은 1심의 유죄 판단을 유지하되 A 씨가 범행을 인정·반성하는 점, 부모가 처벌불원 의사를 표시하는 점 등을 고려해 징역 8개월로 감형했다.
대법원은 A 씨의 범행에 개정 규정을 적용해야 한다고 보고, A 씨 부모의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친고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특히 A 씨의 부모가 1심 선고 전 합의서와 처벌불원서를 제출하며 고소를 취소한 만큼, 원심이 공소기각 판결을 선고했어야 한다고 봤다.
대법원은 "친고죄에서 '고소의 취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면서 원심 판단을 파기했다.
saem@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