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감소에 결국 서울교육청 나섰다…"남녀공학 전환 학교 지원"

사회

이데일리,

2026년 4월 07일, 오후 07:29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서울시교육청이 남녀공학으로 전환하는 서울 내 학교에 3년간 3억원의 재정을 지원한다.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남중·여중·남고·여고 등 단성학교의 생존이 어려워지는 가운데 남녀공학 전환을 유도해 학교 폐교를 막고 학생들의 교육권을 보장하겠다는 취지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러한 내용을 담은 ‘2027~2028학년도 남녀공학 전환 세부 추진계획’을 7일 발표했다.

2021년 6월 14일 서울 동대문구 장평중 학생들이 등교를 하고 있다. 해당 사진은 기사 본문과 관련 없음. (사진=뉴시스)
이 계획에는 남녀공학으로 전환하는 학교에 3년간 3억원의 예산을 지원하는 내용이 담겼다. 구체적으로는 탈의실 조성과 성인지 감수성 제고 교육 등 다양한 교육활동 지원에 학교당 매년 8000만원씩, 3년간 2억 4000만원을 투입한다. 또 공학 전환 초기에 혼란을 겪을 수 있는 학생들의 생활지도를 돕고 학생 상담 인력도 운영할 수 있도록 3년간 6000만원의 인건비를 지원한다. 시교육청은 공학 전환에 따른 화장실 공사 등 환경 개선 사업비도 학교별 여건과 사업규모에 맞춰 별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남녀공학 전환을 추진하는 학교에 재정을 지원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시교육청은 2024년에도 2025학년도에 남녀공학으로 전환하려는 학교를 대상으로 1곳당 연간 2억 3000만원의 예산을 지원했다. 그러나 예산 부족 때문에 지난해부터는 학교당 연간 1억원으로 지원액수가 줄었다.

시교육청의 이번 계획이 기존과 다른 점은 남녀공학 전환 준비 기간을 전보다 1년 더 길게 준다는 것이다. 시교육청은 이번 추진계획에 ‘2개년 통합 신청 체계’를 도입했는데 학교가 2027학년도와 2028학년도 중에서 공학 전환 시기를 선택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학교가 2028학년도를 목표로 공학 전환을 추진한다면 올해부터 2년의 준비 기간을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

기존에는 시교육청 재정 지원을 받으려는 단성학교는 다음 학년도에 바로 공학 전환을 추진해야 해 준비 기간이 1년에 불과했다. 학교로선 학생·학부모와 교직원 등 학교 구성원의 의견을 수렴하는 데에 시간이 걸려 공학 전환을 추진하기에 다소 촉박했다. 2개년 통합 신청 체계는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고안됐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학교가 남녀공학으로 전환하고 싶어도 여러 구성원들의 동의를 구하는 데에 시간이 오래 걸려 준비기간이 촉박했다”며 “이를 해결하고자 2개년도 중 원하는 시점에 공학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교육청 전경. (사진=서울시교육청)
시교육청 차원에서 단성학교가 남녀공학으로 전환하도록 유도하는 것은 폐교를 막고 학생들의 교육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다. 학령인구 감소로 서울에서도 폐교 위기가 커지는 상황인데 단성학교를 유지하다가 학교가 문을 닫으면 학생들이 더 먼 거리의 학교를 다니게 돼 통학 부담이 커진다는 것이다. 현재 서울 사립중학교 109곳 중 단성학교는 77곳으로 70.6%에 달하며 사립고등학교도 200곳 중 62.5%에 해당하는 125곳이 단성학교다.

시교육청은 학교의 남녀공학 전환 신청을 다음달 말까지 받는다. 학교는 그 전까지 학생·학부모, 교직원, 동문, 지역사회 등의 의견을 수렴한 뒤 학교운영위원회 등에서 남녀공학 전환 여부를 결정하면 된다. 사립학교는 학교법인 이사회의 심의도 거쳐야 한다. 시교육청은 학생 배치 계획과 공학 전환의 적정성 등을 검토해 올해 7월 중 공학 전환 학교를 확정할 예정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이번 남녀공학 전환 추진 계획으로 학교 선택권을 확대하는 등 학생·학부모 교육 수요자 중심의 교육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며 “체계적 예산 지원을 토대로 남녀공학으로 전환하는 학교가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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