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가 키운 질병, 방치된 대응…아동 천식 관리체계 '구멍'

사회

뉴스1,

2026년 4월 09일, 오후 10:08

천식을 앓았던 조채훈 군이 9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기후위기 시대의 천식 아동 건강권 보장을 위한 국회토론회'에서 천식 아동의 건강 사례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 뉴스1

기후위기로 인한 대기환경 변화가 아동 천식을 악화시키고 있으며, 현행 정책은 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기후·보건·주거가 분절적으로 대응되면서 취약 아동의 건강권이 구조적으로 방치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9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기후위기 시대의 천식 아동 건강권 보장을 위한 국회토론회'에서 김영진 환경재단 책임은 최근 9년간 기후지표 변화와 아동 천식 간 연관성이 뚜렷하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김 책임은 "2024년 한반도 연평균 기온이 14.5도로 역대 최고를 기록하고 온열질환자가 전년 대비 2배 증가하는 등 기후위기가 가속화되는 흐름 속에서 아동 천식 증상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며 이어 "미세먼지가 심한 날 증상이 악화한다는 응답이 87%에 달하고, 봄철 꽃가루 시즌이 앞당겨지면서 천식 발현 시기도 빨라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동의 생리적 특성이 피해를 키운다고 짚었다. 그는 "아동은 성인보다 체중 대비 호흡량이 많고 기도 직경이 좁아 같은 공기질에서도 더 많은 오염물질을 흡입하고 더 쉽게 증상이 악화한다"며 "기후위기와 대기오염, 알레르겐 증가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취약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했다.

또 "지하나 반지하 등 열악한 주거 환경에 사는 아동은 동반 질환 비율이 높고 곰팡이·결로 등 환경 요인이 질병을 고착화시키는 경향이 확인됐다"며 "주거 개선 없이 의료 접근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창근 인제대 상계백병원 교수는 "기후위기는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니라 아동의 건강권을 침해하는 공중보건의 문제로 다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기온과 습도 변화는 곰팡이와 집먼지진드기 증가로 이어지고, 이는 천식 등 알레르기 질환 악화를 직접적으로 유발한다"며 "특히 10세 미만 아동의 천식 유병률은 전체 평균보다 높은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후위기는 저소득층 아동에게 더 큰 피해를 주는 구조를 갖고 있다"며 "열악한 주거 환경과 냉방·환기 부족, 돌봄 공백 등이 결합하면서 건강 불평등이 심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아동기 천식을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하지 않으면 성인기 폐 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며 "조기 발견과 지속 관리 체계를 제도적으로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박해심 아주대 의대 알레르기내과 교수는 "현재 천식 관련 정책은 환경·보건·교육이 분절적으로 작동하고 있어 효과적인 대응이 어렵다"며 "기후와 건강 데이터를 연계한 '컨트롤 타워'(통합 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취약 아동을 중심으로 한 맞춤형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ac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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