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많은 성씨가 과거 중국에서 유래했고, 일부는 베트남과 일본 등에서 귀화한 역사도 기록으로 남아 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우리 사회는 스스로 인식하지 못할 뿐 이미 오랜 다문화의 전통을 지니고 있으며, 사회 구성 측면에서도 일정 비중을 차지해 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저는 과거 정보통신과 IT 분야에서 오랜 기간 공무원으로 일해 왔고, 이 분야가 저의 천직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왔습니다.
그러다 2020년대 들어 행정사 업무를 수행하면서 한국의 산업인력과 인구 동향을 보다 가까이에서 접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한 가지 질문에 도달했습니다.
공종렬 행정사
제가 만난 한 중소기업 대표의 말은 그 문제의식을 더욱 분명하게 만들었습니다. 연 매출 600억 원이 넘는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10년 넘게 한국인 기술자를 단 한 명도 채용하지 못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이 사례는 결코 예외적인 일이 아닙니다. 외국인 기술자와 근로자에 대한 우리의 인식과 접근 방식이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현재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2025년 기준 약 2,315조 원, 1인당으로는 약 4,480만 원 수준입니다. 그러나 명목 GDP 순위는 2024년 12위에서 2025년 13위로, 2026년에는 15위권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2025년 기준 3만6,855달러로 전년 대비 0.3% 증가했습니다. 원화 기준으로는 환율 상승 영향으로 4.6% 증가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2014년 이후 11년째 ‘3만 달러의 함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2023년과 2024년에는 일본과 대만을 앞섰지만, 다시 역전당했습니다. 일본은 약 3만8,000달러, 대만은 4만 달러를 넘어섰습니다.
한국은행은 환율이 안정될 경우 2027년경 4만 달러 돌파를 전망하고 있지만, GDP와 GNI의 근간이 되는 생산능력을 고려할 때 낙관만 하기 어렵습니다.
결국 먹고 사는 문제의 본질은 ‘생산’입니다. 모든 것은 생산에서 시작해 시장에서 평가받습니다.
◇‘한반도 안’에서만 풀 수 없는 문제
문제는 앞으로입니다. 이미 우리 국민만으로는 산업을 유지하기 어려운 단계에 들어섰습니다.
한국은 이제 지구 단위에서 경쟁해야 하는 경제 구조에 놓여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산인력과 인구는 한계에 도달했는데, 여전히 우리는 문제 해결을 한반도 내부에서만 찾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단언컨대, 앞으로 한국은 외국인 근로자 유입 없이 유지되기 어렵습니다. 외국인 생산인력 유입과 이에 따른 입국 및 체류 비자 정책을 원점에서 다시 설계해야 할 시점입니다.
유럽연합(EU)의 경우 국가별로 차이는 있지만, 외국인 근로자 비율이 평균 10~15% 수준에 이릅니다.
반면 한국은 크게 못 미칩니다.
2025년 말 기준, 동포(F-4) 55만6,288명, 영주권자(F-5) 22만1,021명, 결혼이민자(F-6) 15만4,903명, 거주(F-2) 6만8,096명 등 사실상 내국인과 유사하게 활동하는 인구를 모두 합해도 약 100만 명, 전체 인구 대비 1.9% 수준입니다.
실질적인 생산인력으로 볼 수 있는 외국인 근로자는 특정활동(E-7) 8만2,226명, 비전문취업(E-9) 34만4,403명, 방문취업(H-2) 8만2,418명, 계절근로(E-8) 3만8,330명 등 총 54만7,377명으로, 인구 대비 1.04%에 불과합니다.
여기에 불법체류자 약 35만 명을 포함해도 1.71% 수준입니다.
유학생(D-2)과 연수생(D-4)까지 모두 포함해도 전체 비중은 약 4.2%에 그칩니다.
이 수치는 한국 산업이 얼마나 취약한 인력 기반 위에 서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규제가 아닌 ‘질서 있는 개방’으로
이제는 외국인 산업인력 정책의 틀을 바꿔야 합니다.
입국과 체류, 취업과 관련된 제도를 보다 유연하게 설계해야 합니다. 절차는 필요하지만, 과도한 규제는 경쟁력을 떨어뜨립니다. 많은 경우 규제와 규율이 혼동되고 있습니다.
또한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 역시 변화해야 합니다. 이들을 단순한 ‘외부 인력’이 아니라,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이웃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일을 마치고 귀가하며 들르는 포장마차에서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는 이웃, 그 정도의 거리감이면 충분합니다.
이미 외면할 시간은 지났습니다.
외국인 근로자를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 받아들이고, 산업 현장의 핵심 생산인력으로 활용하지 않는다면 한국 경제의 지속 가능성은 담보하기 어렵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답은 없습니다.
한국의 산업 생산인력 공급 구조는 이제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