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수사권 과도한 문제제기, 특수수사 논란 일반화한 것"

사회

이데일리,

2026년 4월 10일, 오후 03:21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공소청법·중수청법 제정 이후 검찰 제도 개편 방향을 둘러싼 논의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법학자와 실무가들이 수사·기소 분리 구조의 문제점을 집중 제기했다. 전문가들은 검찰의 수사권 행사에 대한 과도한 문제제기는 일부 특수수사에 대한 문제를 일반 형사사건에까지 일반화하는 것으로 보완수사권 박탈이 헌법상 영장청구권의 취지에 반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10일 서울 대검찰청 별관 예그리나홀에서 박용철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백주아 기자)
대검찰청은 10일 오후 2시 서울 대검찰청 별관 4층 예그리나홀에서 ‘국민을 위한 검찰제도개편 방향’을 주제로 제6회 형사법포럼을 개최했다. 지난달 24일 공소청법과 중대범죄수사청 조직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이 각각 제정된 이후 제도 개편을 둘러싼 논의가 가열되는 상황에서, 학계·실무계 등 외부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이날 자리에는 교수, 변호사, 법조기자, 학생, 검찰 구성원 등 180여 명이 참석했으며 총 3부 발표와 종합토론으로 진행됐다.

제1부에서 발표를 맡은 박용철 교수는 “검찰의 수사권 행사에 대한 과도한 문제제기는 일부 특수수사에 대한 문제를 일반 형사사건에 이르기까지 일반화하는 것이어서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헌법상 검사의 영장청구권과 수사권의 연관성을 짚으며 “검사가 영장 청구에 관해 필요한 사항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을 보완수사요구에 한정하는 것은 헌법이 검사에게 영장청구권을 부여한 취지에 반한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또 “형사사법제도의 궁극적 목적은 실체적 진실의 발견”이라며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가 보완수사요구보다 합리적일 수 있는 경우까지 이를 금지할 실익은 없다고 강조했다. 특별사법경찰관에 대한 수사지휘권도 유지해야 한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토론에서는 더 날카로운 비판이 쏟아졌다. 하태인 경남대 경찰학과 교수는 이번 개편이 “수사와 기소 결합이 낳은 권한 남용과 정치적 중립성 훼손에 대한 반성이라는 측면에서 입법 자체는 이해 가능하나 기능 중심의 재설계가 아니라 구조의 선행적 분리에 초점을 두었다는 점에서 문제”라고 지적했다. 하 교수는 기존 통제 구조를 해체하면서 새로운 통제 장치 없이 권한만 이전하면 “과거와 다른 형태의 권한남용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봉수 전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현재의 검찰제도개편에는 수사권 오남용을 억제할 제도적 설계에 대한 고민과 대안이 포함되어 있지 않아 수사권 남용의 주체만 검찰에서 경찰로 바뀌게 하는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공소청에 보완수사·재수사 권한마저 불허해 수사와 기소를 기능적으로 완전히 단절·고립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도 덧붙였다. 박형건 세종 변호사는 “검찰권 남용의 제재 및 정상화는 수사권 박탈이 아니라 인사권의 공정화를 통해 상당 부분 달성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10일 오후 2시 서울 대검찰청 별관 4층 예그리나홀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대검찰청은 이날 '국민을 위한 검찰제도개편 방향'을 주제로 제6회 형사법포럼을 개최했다. (사진=백주아 기자)
제2부 실무가 관점 발표를 맡은 최익구 서울동부지방법원 국선전담변호사는 수사·기소 분리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최 변호사는 검사가 직접 보완수사 없이 다른 수사기관이 수집한 증거만으로 사실관계를 인정하도록 하면 “수사기록의 틀에 갇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조서와 수사보고서에만 의존하는 ‘조서 수사’로 귀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특히 무고·위증 범죄는 보완수사가 특히 요구되는 영역이라며 형사소송법 개정 과정에서 검사의 수사권이 대부분 삭제된다면 전건송치 제도 부활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차호동 광장 변호사는 비교법적 시각을 제시했다. 그는 “대륙법계에서는 수사기관에게 강력한 수사권한이 부여되고 이를 준사법기관인 검사가 강하게 통제하는 구조”인데, 수사기관의 강한 수사권은 유지하면서 영미의 약한 통제를 차용한다면 법치주의는 제대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제3부에서 피해자 관점의 발표를 맡은 정수경 법무법인 지혜로 변호사(서울중앙지검 피해자 국선변호사)는 실무 현장의 피해자 시각에서 우려를 전달했다. 정 변호사는 기존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사건 송치→보완수사요구→재송치’ 과정이 반복되며 사건 처리 기간이 늘어난 상황에서, 중대범죄수사청 신설로 수사기관 간 이첩 절차까지 추가되면 수사 지연 가능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수사와 기소를 원칙적으로 분리하되, 송치 사건의 미진한 부분에 대해서는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 범위를 넓게 인정하는 방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임찬종 SBS 기자는 토론에서 “2026년 10월 이후 등장할 새로운 체제에서 가장 우려되는 대목은 수사 지연의 가속화”라고 진단하며, “기소 담당자인 검사의 요구를 수사 담당자인 경찰이 수용하도록 하는 강제성 있는 구조 설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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