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 의혹 벗은 전재수…합수본, 부산시장 후보 확정 후 불기소 발표 왜?

사회

뉴스1,

2026년 4월 10일, 오후 03:21

'통일교의 정교유착 비리 의혹'을 받고 있는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검·경 합동수사본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3.19 © 뉴스1 황기선 기자

정교유착 검경 합동수사본부(본부장 김태훈)가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인 전재수 의원이 통일교 측으로부터 700만 원대 명품 시계를 수수한 정황은 있으나, 공소시효가 지났다고 판단해 10일 사건을 종결했다.

합수본은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 수사 과정에서 통일교 핵심 관계자로부터 확보한 진술에 기반해 약 4개월간 70회가 넘는 압수수색을 집행하는 등 대대적인 수사에 나섰지만 혐의자들을 재판에 넘기는 데에는 실패했다.

또 검찰이 전 의원에게 혐의가 없다고 판단하면서도, 그의 의혹 보도 이후 부산 지역구 사무실에서 PC를 초기화하는 등 증거를 폐기한 보좌진들은 증거인멸 혐의로 기소한 점은 의문으로 남는다.

통일교 전 본부장 "명품 시계 건넸다"…김건희 특검 진술서 시작된 수사
이 사건 수사는 김건희 특검에서 조사를 받은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의 진술에서 시작됐다. 윤 전 본부장은 특검 조사에서 '2018~2020년쯤 전 장관에게 현금이 든 상자와 명품 시계를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윤 전 본부장이 전 의원뿐만 아니라 임종성 전 민주당 의원, 김규환 전 국민의힘 의원 등에게 현금을 건넸다는 진술을 했다는 사실이 추가로 드러나며, 김건희 특검 종료로 인해 사건을 넘겨받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수사에 착수했다.

이첩 5일 만인 지난해 12월 15일 국수본은 경기 가평군 소재 통일교 천정궁과 돈을 받은 의혹이 제기된 세 사람 사무실·주거지를 전격 압수수색했다. 이후 한학자 통일교 총재, 정원주 전 통일교 비서실장 등 관련자들을 줄소환됐다.

수사 약 한 달 만인 1월 6일 수사당국은 이를 단순한 비리를 넘어선 '정교유착'으로 판단해 합수본을 출범시켰다. 이후 수사는 더욱 속도를 냈고, 4개월의 수사기간 동안 사건 관계자 43명을 대상으로 해 81회 조사, 50개 장소 대상 75회의 압수수색 영장 집행이 이어졌다.

통일교와 신천지의 정교유착 의혹을 수사하는 합동수사본부를 이끌게 된 김태훈 본부장이 지난 1월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2026.1.8 © 뉴스1 김민지 기자

결론은 '공소권 없음'…시계 수수 시기 2018년 특정, 공소시효 지나
집중 수사에도 불구하고 합수본은 10일 언론 브리핑을 통해 전 의원의 뇌물수수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 공소시효가 완성되거나 의혹을 뒷받침할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판단해 수사를 종결했다고 밝혔다.

합수본은 전 의원이 2018년 8월 21일 경기 가평군 소재 통일교 천정궁에서 한학자 통일교 총재로부터 프랑스 명품 브랜드 '까르띠에' 시계 1점과 현금 2000만~3000만 원을 받았다고 의심하고 수사했지만, 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건 785만 원 상당의 까르띠에 시계뿐이라 공소시효 만료로 공소권이 없다고 판단했다.

형법상 뇌물죄의 경우 뇌물 산정 가액이 3000만 원 미만이면 공소시효 7년이 적용되는데, 의심되는 시점으로부터 이미 8년이 지났기 때문이다.

전 의원은 통일교 측으로부터 선화예술중·고교 이전과 관련한 청탁을 받고 자서전 구입 대금 명목 현금 1000만 원을 수수한 혐의도 제기됐지만 이는 혐의없음 처분을 받았다. 당시 통일교에서 자서전 500권을 1000만 원에 구입한 것을 인정되지만 청탁이 입증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통일교로부터 2020년 4월쯤 통일교로부터 각각 현금 3000만 원을 수수한 의혹을 받은 임 전 의원과 김 전 의원도 통일교와 가까운 사이였다는 점은 인정되지만, 구체적인 금품 전달 혐의가 밝혀지지 않아 불기소됐다. 이에 따라 통일교 한 총재와 윤 전 본부장, 정 비서실장의 혐의도 인정되지 않았다.

'증거인멸' 전재수 보좌진은 기소…"전 의원 지시 여부는 확인 안 돼"
통일교 관계자와 정치인들은 재판을 피했지만 수사에 대비해 전 의원의 부산 지역구 사무실에서 주요 증거를 삭제하고 숨긴 보좌진들만 불구속 기소된 점은 의문이 남는다.

합수본은 2025년 12월 1일 전 의원의 지역구 사무실 업무용 PC 5대를 초기화하고, 하드디스크 등 저장장치 3대를 손괴·유기한 보좌진 4명을 증거인멸 혐의 공동정범으로 재판에 넘겼다.

합수본에 따르면 보좌진들은 전 의원의 금품 소식이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알려지고, 향후 압수수색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자체적으로 증거를 인멸했다. 이 과정에서 보좌진 사이에서 구체적인 PC 초기화 방법도 오간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수사에서는 전 의원이 이들에게 증거인멸을 지시한, 교사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현재까지의 수사 결과로는 전 의원이 별도 언급하지도 않았는데, 자체적인 자료 폐기에 나선 셈이다. 이와 관련해 합수본 관계자는 "구체적인 진술 내용은 말하기 어렵지만 언론 보도 이후 수사에 대비해서 (인멸)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경찰이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의 정치권 불법 지원 의혹에 대해 전방위적인 압수수색을 펼치며 강제수사에 나섰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전담수사팀은 15일 오전 9시부터 경기 가평 통일교 '천정궁' 등 10개 장소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5.12.15 © 뉴스1 구윤성 기자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 확정 직후 수사 발표…野 "선거 일정 짜 맞춘 협잡"
합수본의 수사 결과 발표 시점을 두고도 정치적인 고려가 깔린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합수본의 공소권없음·무혐의 처분 전날 전 의원은 6·3 지방선거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로 확정됐다.

이를 두고 야권에서는 "강한 의구심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며 반발했다.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 자리를 두고 경선 중인 주진우 의원은 "어제는 전재수 의원을 민주당 후보로 확정해 주고, 오늘은 공소시효가 지났다며 면죄부를 줬다"며 "수사가 아니라 선거 일정에 짜 맞춘 협잡"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합수본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수사 발표 시점이 전 의원 부산시장 확정된 것과 관련됐느냐'는 질문에 "의혹 제기 시점부터 수사해 왔고 선거 일정을 고려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합수본은 향후 정교유착과 관련한 수사는 계속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합수본은 "통일교의 단체 자금을 이용한 정치인 불법 후원 사건, 신천지의 특정 정당 가입 강요 및 조세포탈, 업무상 횡령 등 의혹에 대해서도 엄정하고 신속하게 수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합수본, 신천지 '국힘 집단 가입'·통일교 '쪼개기 후원' 수사 지속
합수본이 들여다보는 신천지 사건 중 주목을 받는 것은 '국민의힘 집단 당원 가입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신천지가 20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윤석열 전 대통령을 지원하기 위해 2021년 11월 국민의힘 대선 경선을 앞두고 신도들을 책임당원으로 강제 가입시켰다는 내용이다.

신천지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에도 부동산 인허가 문제 등 교단 현안 해결을 위해 집단 가입을 계속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과정에서 2006년 16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한나라당(현 국민의힘)에 조직적으로 가입했다는 의혹도 불거져 합수본이 들여다보고 있다.

통일교 수사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합수본은 통일교 산하 단체인 천주평화연합(UPF)이 정치권에 광범위한 '쪼개기 후원'을 한 혐의를 들여다보고 있다.

앞서 검찰은 2019년 1월 여야 정치인 11명에게 1300만 원을 후원한 의혹을 받는 송 씨에게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지난해 12월 재판에 넘겼는데, 합수본은 최근 송 씨가 1300만 원 외에 추가 불법 후원 정황을 확보했으며 이 과정에서 한 총재와 정원주 전 총재 비서실장 등이 공모했다고 보고 추가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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