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석 前검찰총장 "국정조사, 수년간 걸친 재판 며칠 만에 뒤집고 있어"

사회

뉴스1,

2026년 4월 12일, 오후 12:26

이원석 전 검찰총장 2024.9.13 © 뉴스1 김도우 기자

이원석 전 검찰총장이 국정조사 출석을 앞둔 12일 "(국회가) 수년간 수십, 수백회에 걸쳐 법원의 증거조사와 판단이 이뤄진 사실관계와 법리를 단 며칠 만에 송두리째 뒤집고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국회는 윤석열 정부 검찰이 이재명 대통령(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을 표적 수사해 조작기소했다는 의혹을 들여다보는 국정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 전 총장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법원에서 인정된 수많은 유죄의 물적 증거와 증인들은 아예 국정조사에서 배제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국정조사 대상인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위례 신도시 개발비리 의혹 등 수사가 한창이던 2022년부터 대검찰청 차장검사와 검찰총장을 지냈다. 국회는 이 전 총장이 사건 보고 라인 최상단에 있었던 만큼 당시 상황을 청취하기 위해 국정조사 증인으로 채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이 전 총장은 "주로 기소되어 유죄판결을 받은 피고인들의 번복된 일방적 주장과 편향된 일부 반대증거만을 전면에 내세워 국회가 단정적으로 '조작기소이자 무죄'라고 판결까지 내리고 있다"며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의 엄격한 증명을 요구하는 형사재판에서는 유무죄 증거의 비율이 90:10이라도 유죄판결이 용이하지 않다"고 했다.

이어 "그 좁은 길을 뚫고 유죄판결이 선고되거나 확정된 사건에서 90의 유죄증거는 내버리고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반대증거만을 부각해 국회에서 보여주는 셈"이라며 "단적인 예만 들어봐도, 대북송금 사건에서 '검사가 회유하여 진술했다'고 주장하는 조서는 정작 법정에서 아예 증거로 쓰인 적도 없다"고 짚었다.

그는 국정조사에 당시 수사 검사를 포함해 현직 검사 수십 명을 증인으로 채택한 것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전 총장은 "이런 국정조사가 진행된다면 앞으로 정치권과 권력에 대한 수사와 재판을 맡아 수행할 검사와 판사는 단연코 없을 것"이라며 "우리 법에 앞으로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와 재판'은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내 편에 대한 수사를 했는 이유로 국회와 법무부, 검찰,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특검 등이 총동원되어 국정조사, 고발, 감찰, 징계, 수사, 출국금지를 착착 진행하고 공공연히 공표하고 있다"며 "이것이야말로, 수사로 따진다면 '보복, 표적, 기획, 편파, 강압수사'라 할 것이다"고 했다.

그는 '누구도 자신의 사건에서 재판관이 될 수 없다(Nemo iudex in causa sua)'는 법언을 소개하며 국정조사의 부당함을 주장했다.

이 전 총장은 "사법부의 재판권과 행정부의 수사권을 침해하고 삼권분립 원칙에 정면으로 반하는 국정조사는 법치주의를 무너뜨리게 된다"며 "'법 위에 한 사람이라도 있으면 민주공화국은 무너진다'는 것을 우리는 뼈저리게 절감했다"고 지적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선포한 12·3 비상계엄 선포가 입법부의 권한을 침해해 민주주의가 위협받았다는 점을 설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입장문 말미에서 "비록 더디더라도 헌법과 법률이 미리 정해둔 법치주의와 사법시스템을 믿고 지켜봐 주실 것을 다시 번 간곡히 호소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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