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썼던 지퍼백도 다시"…나프타 부족 길어지자 절약 나선 시민들

사회

뉴스1,

2026년 4월 12일, 오후 02:01

중동전쟁 여파로 비닐 대란 우려가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2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바구니를 이용해 구매물품을 담고 있다. 2026.4.2 © 뉴스1 박지혜 기자

중동 사태가 한 달 넘게 이어지며 나프타 등 석유화학 원료 수급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비닐·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다회용품을 이용하기 위한 일상 속 시민들의 모습이 확산하고 있다.

12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비닐 사용을 줄이면서 환경을 위해 다회용 장바구니, 텀블러 등 일회용품을 대체할 수 있는 물품을 이용하려는 시민들의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사무직 직장인 이 모 씨(27·여)는 "최근에 여행 갈 때 이전에 썼던 지퍼백을 다시 썼다"며 "짐을 쌀 때 지퍼백에 담아서 분류하는데, 한 번 쓰고 버리지 않고 웬만하면 다시 쓰려고 한다"고 말했다.이 씨는 "이번 대란을 통해 좀 더 의식적으로 (재)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대 직장인 김 모 씨도 "나프타 영향이 있어서 언젠가 모자라지 않을까 하는 불안이 조금 있다"며 "텀블러를 사용하고 있고 비닐봉지도 조금 모아두려고 하는 편"이라고 했다.

일상에서 '나프타 사태'의 파급을 체감한다는 시민도 있었다. 일주일에 세 번 이상 마트에서 장을 본다는 주 모 씨(50대·여)는 "대형마트는 요즘 아예 비닐 롤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생선 코너도 원래는 비닐이 당연히 있었는데 이젠 요청해야 한 장을 준다"며 "랩 포장이 된 상품이어도 물이 흐를까 봐 보통 비닐에 한 번 더 담아왔는데 이젠 다 따로 담던 정육, 야채, 생선을 한 비닐에 담는다. 막상 해보니 큰 불편함은 없다"고 덧붙였다.

편의점 문에 '종량제봉투 제한' 안내 용지가 붙은 것을 본 적이 있다는 한 50대 여성도 "당분간 어떻게 될지 모르니 아낄 수 있을 때 아낀다"며 "장바구니를 항상 가방에 넣고 다닌다"고 했다.

7일 서울 용산구 숙명여자대학교 순헌관광장에서 학생들이 창학 120주년을 맞아 중간고사 간식을 배부받기 위해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이번 행사는 일회용 비닐봉투를 배제하고 학생들이 준비한 에코백이나 장바구니에 간식을 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2026.4.7 © 뉴스1 박지혜 기자

비닐 부족에 대한 우려를 넘어 환경 보호를 위해 다회용품을 이용하려 한다는 시민들도 있었다. 이 씨는 회사에서 음료를 마실 때 주로 텀블러를 이용한다며 "기능 때문에 선택했지만 한번 사면 5년은 쓰니 일회용품보다 도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취준생 박 모 씨(20대·여)도 "쓰레기봉투를 사러 갔더니 하나씩만 팔더라"며 "원래 소소하게나마 환경에 관심이 있어서 일회용기는 잘 사용하지 않고 텀블러와 도시락 통을 사용하는 편"이라고 했다.

박 씨는 "빨대도 잘 사용하지 않고 빨대를 쓰고 싶다면 스테인리스 빨대나 실리콘 빨대를 쓴다"며 "텀블러 모으는 재미가 있지만 다회용기 여러 개 사는 게 오히려 (환경에) 더 안 좋다는 말도 있어서 한 번 새 텀블러가 생기면 주구장창 쓴다"고 웃었다.

정부는 오는 13일부터 6개월간 플라스틱 소비를 줄이기 위한 범국민 실천운동을 추진할 예정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일회용 컵 대신 텀블러 사용 △장바구니 사용 △다회용기 택배 이용 △다회용기로 배달 또는 방문포장 △빨대, 일회용 수저 사용 지양 △불필요한 비닐 쓰지 않기 △제로웨이스트 매장 사용 △재생원료 사용제품 구매 △내가 쓴 제품 분리배출 등 9개 실천 수칙을 제시했다.

정부에 따르면 현재 가정에서 발생하는 폐플라스틱은 연간 약 383만 톤 수준이다. 전 국민이 매일 일회용 컵 1개 수준인 플라스틱 약 20g을 줄이면 연간 폐플라스틱의 약 10%를 감량할 수 있다.

kit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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