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후진적 주식시장을 개혁하기 위해 정부가 칼을 빼 들었다. 소액주주 이해관계를 중시하는 주주 중심 경영을 유도하고 투자자들이 우량기업과 부실기업을 가려내기 쉽도록 기업 투명성을 강화하는 정책들을 도입하고 있다. 일단 주식시장은 주가지수 5000 달성으로 정부 정책에 화답했다. 개혁 정책들이 성공적으로 뿌리내릴지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정부의 정책의지가 전에 없이 강력하다는 점에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다음 도전의 타깃으로 잡은 것이 부동산시장이다. 부동산시장은 무주택자와 유주택자 간, 지역 간 자산 양극화를 초래하는 핵심 진원지다. 이재명 대통령은 부동산 투기를 엄단하겠다며 부동산 불패 신화와의 일대 전쟁을 선포했다. “높은 부동산 가격은 대한민국이 가지고 있는 최악의 문제점이다, 부동산 투기를 방치하면 나라 망한다, 정치적 고려 전혀 하지 말고 엄정하게 제재하라” 등의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구체적으로 다주택자 중과세나 담합 등에 의한 불공정 가격 형성을 막는 정책들을 속속 내놓고 있다. 하지만 정책 의지는 높이 살만하나 새삼스러울 것 없는 이런 정책들로 목적을 달성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부동산 가격 상승을 투기 행위의 결과로 보는 단선적 시각을 가지고는 양극화하는 부동산 가격을 막을 수 없다. 부동산 가격 양극화를 초래하는 근본 원인은 소득 양극화에 있다. 소득격차 확대가 자산 격차 확대의 근원이다. 주식시장이 성장하고 부동산 가격이 안정된다고 한들 소득이 부족하면 이들 자산시장에의 접근은 언감생심이다.
소득격차 확대의 진원지는 바로 노동시장이다. 한국의 노동시장은 기형적일 정도의 이중구조를 띠고 있다. 한편에서는 높은 소득과 고용안정을 누리는 소수의 대기업 정규직이 있고 반대편에는 저소득과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다수의 중소기업 및 비정규직이 있다. 어느 나라고 직업군 간 소득격차는 있게 마련이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기형적으로 그 격차가 심하다. 더욱이 직업군 간에 높은 장벽이 처져있어 이동이 거의 불가능하다.
이런 기형적 노동시장 구조가 소득격차와 더 나아가 자산 격차를 키우고 있다. 그런 점에서 주식시장이나 부동산시장 개혁보다 훨씬 중요한 숙제가 노동시장 개혁이다. 이걸 모를 리 없는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노동시장 개혁의 필요성을 언급하긴 했다. 하지만 “노동시장 이중구조 해소를 위해 ‘고용 유연화’가 필요하되 그 과정에서 발생할 고용불안 해소를 위해 ‘사회안전망 강화’가 전제되어야 한다”는 지극히 원론적인 입장을 피력하는 데 그쳤다.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에서 보여준 강력한 개혁 의지는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는 노동시장 개혁은 가능하지 않다. 고용 유연화와 사회안전망 강화를 위한 강한 의지와 구체적 정책 청사진을 내놓아야 한다.
앞서 부동산시장 관련 대통령의 발언은 사실 노동시장 상황에 더 딱 들어맞는다. ‘노동시장 이중구조는 대한민국이 가지고 있는 최악의 문제점이며,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방치하면 나라가 망한다. 그러니 정치적 고려는 전혀 하지 말고 노동시장을 개혁하라’는 대통령의 개혁 의지가 다시 한 번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