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추론'…한국말 어려워 수업 못 따라오는 다문화 학생들[only 이데일리]

사회

이데일리,

2026년 4월 14일, 오전 06:20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고교학점제 체제에서 학점 이수 기준(학업성취율 40% 이상)을 충족하지 못한 이주배경 학생들(학생 본인 또는 부모가 외국 국적이거나 외국 국적을 가졌던 적이 있는 학생)의 비율이 일반 학생과 비교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주배경 학생들이 수업에 쓰이는 한국말을 이해하는 데에 더 어려움을 겪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3일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고1 학생 중 이주배경 학생(2025년 기준)은 1만 8127명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학점 이수 기준인 학업성취율 40% 기준에 도달하지 못한 이주배경 학생은 작년 1학기 7.7%(1393명), 작년 2학기 7.2%(1314명)로 나타났다. 이 비율은 일반 학생보다 더 높은 수치다. 지난해 이주배경 학생을 제외한 일반 학생 40만 7273명 중 학업성취율 40% 기준을 충족 못한 학생은 작년 1학기 5.4%(2만 1692명), 작년 2학기 5.5%(2만 1926명)로 조사됐다.

학업성취율은 교과목 학습이 끝났을 때 학생이 학습목표 중 실제 성취한 수준을 뜻한다. 고교학점제에서는 학업성취율을 40% 이상을 달성해야 학점을 이수할 수 있다.

이주배경 학생들이 학업성취율 40% 요건을 충족하는 데에 일반 학생들보다 어려움을 겪는 것은 공부에 필요한 학습용 한국어를 잘 모르기 때문이다. 일상 대화에 활용하는 한국어를 구사하는 데에는 큰 어려움이 없지만 예를 들어 ‘주민자치’나 ‘가계’, ‘추론’ 등 수업에 쓰이는 학습용 한국어는 이해하기에 어렵고 낯설다는 것이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강원 지역의 한 고교 교사는 “수업과정에서 이주배경 학생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단어가 많이 나온다”며 “어려운 어휘를 모르니 국어뿐 아니라 수학, 사회, 과학 등 다른 과목의 수업도 쫓아오기 힘들어하는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현재 교육 현장에서는 교육부 지침에 따라 이주배경학생의 한국어 교육을 위해 별도의 한국어학급을 운영 중이다. 한국어가 익숙하지 않은 이주배경 학생을 따로 모아 별도의 한국어 교육을 하는 것이다. 다만 여기서도 학습용 한국어를 배우기는 쉽지 않다. 한국어학급도 이주배경 학생들의 한국 사회에 대한 이해와 적응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서다.

교육부도 이같은 어려움을 인지해 올해부터 한국어학급 소속 이주배경 학생들에 대해서는 학점 이수를 위한 학업성취율 기준을 학교 재량으로 변경할 수 있도록 했다. 예컨대 학업성취율 기준을 40%가 아닌 20% 혹은 30% 등으로 낮출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주배경학생들의 학습용 한국어 역량이 오르지 않으면 학업성취율 기준을 낮춰도 이를 충족하기 어려울 수 있다.

교육계에서는 한국어학급에서 학습용 한국어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윤현희 한국교육개발원(KEDI) 디지털교육지원센터 연구위원은 “한국어학급은 학습용 한국어 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한국어 교육을 담당하는 교사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연수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 의원도 “이주배경 학생들이 한국어로 이뤄진 수업을 잘 따라갈 수 있도록 학습용 한국어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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