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 원두 수급 부담에 플라스틱 대란까지"…영세 카페 이중고

사회

뉴스1,

2026년 4월 14일, 오후 01:19

18일 서울 시내 한 카페에 진열된 일회용 플라스틱 컵. 2025.12.18 © 뉴스1 김성진 기자

저가 프렌차이즈 및 개인 카페 사장들이 고환율로 인한 원두 수급 부담에 더해 플라스틱 대란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납품처에 대한 협상력이 낮아 상승한 자재 비용을 그대로 떠안을 수밖에 없는 데다, 이를 음료 가격에 반영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중동 사태 장기화로 인해 석유화학 원자재 공급이 불안정해지면서 주요 플라스틱 원료 가격이 최근 한 달 새 60% 가까이 올랐다.

폴리프로필렌(PP), 페트(PET) 등의 가격은 올해 2월 ㎏당 1400원 수준에서 지난달 2200원까지 뛰었다. 최근 이란과 미국 간 협상 결렬로 이달에도 가격 추가 인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식품산업통계정보(FIS)에 따르면 원두(아라비카) 가격은 지난해 7월 파운드당 3달러 선에서 지난해 11월 4달러로 36% 가까이 올랐다. 주요 생산국인 브라질·베트남 등이 기후 여건 악화로 인해 흉작을 겪은 탓이다.

이달 들어 원두값은 지난해 7월 수준으로 안정화했으나 환율이 오르면서 일선 부담은 줄어들지 못했다. 최근 9개월간 달러 환율은 7% 상승해 1500원대를 바라보고 있다.

이같은 상황들로 인해 영세한 카페 점주들을 중심으로 재료 수급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일례로 지난 13일 191만 회원이 활동하는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 네이버 카페에서도 이같은 글이 올라왔다.

수박주스가 유명한 저가 프렌차이즈 카페의 지점을 운영한다는 한 네티즌은 "(미국-이란) 전쟁으로 인해 플라스틱 가격이 오르면서 우리 본사도 공급가 인상을 피하지 못했다"며 "20온스(oz) 아이스컵 1000개가 9만 9000원에서 12만 원으로 인상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두도 진짜 3만 원대고 4만 원 이상도 있다"며 "사장님들은 발주 금액이 괜찮으시냐"고 물었다.

3만 명 회원이 활동하는 소상공인 창업 커뮤니티 '오늘도 장사합니다'에서도 최근 "원두 가격이 계속 오른다"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을 쓴 카페 점주는 "메뉴 가격을 올리거나 (저렴한) 원두로 배합 비율을 조정하는 방안들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 동작구에서 개인 카페를 운영하는 40대 점주는 "지난달 전쟁 소식을 듣고 종이컵, 테이크아웃 용기 등 석유화학 제품을 미리 쟁여뒀다"며 "두 달 치 분량을 미리 구매해 둬서 현재는 큰 여파가 없지만, 전쟁이 장기화하면 비축분이 동날 수 있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고장수 전국카페사장협동조합 이사장은"나프타 대란이 크게 알려지면서 상당수 카페 점주들이 플라스틱 용기 사재기를 시작했다. 물량이 시장에서 없어지는 중"이라며 "한달간 플라스틱 용기 가격이 최하 10%에서 많게는 30%까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용기 제조업체들이 현재도 계속 생산을 하고 있지만, 원료 비축분이 2개월치 밖에 안 남았다고 들었다. 통상 3~6개월의 여유분이 있어야 한다"며 "전쟁이 장기화하면 일선 카페도 본격적으로 공급망 문제를 체감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제는 영세 소상공인일수록 이같은 공급망 이슈에 취약하단 것이다. 대기업 프렌차이즈 대비 자본이 부족한 탓에, 플라스틱 용기 공급업체에 대한 협상력이 떨어져서다.

차남수 소상공인연합회 정책홍보본부장은 "(영세 카페 등) 소상공인들은 재고 저장공간이 부족해 플라스틱 용기 등을 대규모로 비축하기도 어렵고, 자금력을 동원해 공급업체와 협상하는 것도 힘들다"며 "정부의 전쟁 추가경정예산(추경)에서도 포장 용기 등에 대한 지원책이 빠져 있어 다소 아쉬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저가 커피를 표방하는 카페들은 음료 가격을 무턱대고 올리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그나마 마진을 보전하기 위해 업계 차원에서 공동구매 등 자구책을 마련하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고 이사장은 "그간 카페 점주들이 음료 원료(베이스)를 중심으로 공동 구매를 진행했는데, 이제는 일회용품 쪽으로도 이를 확장해야 할 때"라며 "제조업체들과 계속 꾸준히 미팅을 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legomast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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