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 모야모야 병, 잠깐 쉬고 괜찮아졌다고 방치하지 말아야

사회

이데일리,

2026년 4월 14일, 오후 01:33

[건국대병원 신경외과 전유성 교수] 모야모야병은 이름은 익숙하지만 질환의 실체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희귀 뇌혈관 질환이다.

이 질환은 목에서 뇌로 혈액을 공급하는 속목동맥이 점차 좁아지거나 막히면서 발생한다. 혈류가 줄어들자 이를 보상하기 위해 뇌 기저부에 가느다란 미세 혈관들이 새롭게 형성되는데, 이 혈관들이 뇌혈관조영술에서 마치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처럼 보인다. 이 소견에서 ‘모야모야’라는 이름이 유래했다. 모야모야는 일본어로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모습을 뜻하는 의태어다.

발병 원인은 오랫동안 명확하지 않았으며, 현재도 완전히 규명된 것은 아니다. 다만 최근 연구에서는 유전적 요인과 혈관 기능 이상이 질환 발생과 연관될 가능성이 제시되고 있다. 특히 동아시아 인구에서는 RNF213 유전자 변이와의 연관성이 보고되어 있으며, 이 외에도 혈관 내피 기능 이상, 산화 스트레스 증가, 미토콘드리아 기능 변화 등 다양한 병태생리 기전이 제시되고 있다.

이 질환은 한국, 일본, 중국 등 동북아시아 국가에서 상대적으로 많이 발생하며, 일부 연구에서는 약 10% 내외에서 가족력이 보고된다.

모야모야병의 증상은 매우 다양하다. 초기에는 두통이나 어지럼증처럼 비교적 가벼운 증상으로 시작할 수 있다. 병이 진행되면 뇌로 가는 혈류가 일시적으로 감소하거나 차단되면서 감각 이상, 언어장애, 의식 저하, 편마비 등의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이 짧은 시간 동안 발생했다가 호전되는 경우를 일과성 뇌허혈 발작이라고 한다. 문제는 증상이 일시적이라는 이유로 질환의 심각성이 간과될 수 있다는 점이다.

뇌허혈 상태가 반복되거나 심해질 경우 뇌경색으로 진행할 수 있다. 뇌경색은 뇌혈관이 막혀 해당 부위의 뇌 조직이 손상되는 상태로, 운동마비나 감각 장애, 언어 장애, 시야 장애 등을 남길 수 있다. 성인의 경우에는 뇌출혈이 동반되기도 하며, 이때는 심한 두통, 구토, 마비, 발작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소아에서는 뇌출혈이 비교적 드물지만, 울거나 감정이 격해진 이후, 또는 풍선이나 악기를 불고 난 뒤 과호흡과 함께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진단을 위해서는 자기공명영상(MRI)과 자기공명혈관조영술(MRA)을 기본으로, CT혈관조영술, 뇌혈관조영술, SPECT 검사 등을 시행한다. 이를 통해 뇌혈관의 협착 정도와 뇌혈류 상태를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치료 방침을 결정한다.

현재로서는 모야모야병의 좁아진 혈관 자체를 약물로 되돌리는 근본적인 치료법은 없다. 치료의 중심은 수술적 치료인 재혈관화 수술이다. 직접 문합술은 두피의 혈관을 뇌혈관에 직접 연결해 즉각적인 혈류 개선을 기대할 수 있는 방법이다. 이 수술은 성인 환자에서 비교적 흔히 시행되며, 경우에 따라 간접 문합술을 함께 시행하기도 한다. 간접 문합술은 혈관이 풍부한 조직을 이용해 뇌 표면에 접촉시켜 시간이 지나면서 새로운 혈관이 자라나도록 유도하는 방법으로 소아 환자에서 흔히 활용된다. 모야모야병은 양측 뇌에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한쪽 수술 후 경과를 관찰한 뒤 반대쪽 수술을 시행하는 경우가 많다.

모야모야병은 조기에 진단하고 적절한 수술과 추적 관찰을 병행하면 충분히 관리 가능한 질환이다. 증상이 경미하거나 일시적이라고 하더라도 이를 신호로 받아들이고 정확한 검사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조기 진단과 치료가 뇌 손상을 예방하고 삶의 질을 지키는 핵심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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