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차라서요" 체납 차량 합동단속 10분 만에 '적발 또 적발'

사회

뉴스1,

2026년 4월 17일, 오후 05:00

16일 실시된 경찰청과 한국도로공사의 체납차량 합동 단속에서 경찰관이 체납 차량을 적발하는 모습.2026.4.16 © 뉴스1 권준언 기자

"제 차가 아니라 회사 차여서, 딱지를 제가 받은 게 아니라…"

16일 오전 경기 구리시 구리·남양주 TG(토평 IC 방향) 일대. 경찰청과 한국도로공사가 오전 10시부터 합동 단속을 시작한 지 10분도 채 되지 않아 첫 적발 차량이 나왔다. 단속 경찰관이 "30만 원이 넘지 않아 번호판 영치 대상은 아니지만 계속 미납하면 가산금이 붙는다"고 설명하자 운전자는 이같이 말한 뒤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

경찰청과 한국도로공사는 전날 '반칙 근절, 사회 안전 확보를 위한 상습·장기체납자 관리를 위한 합동단속'을 실시했다고 17일 밝혔다. 전국적으로 경찰 1195명과 한국도로공사 8개 지역본부 80명의 인력을 투입해 단속을 벌였다.

16일 실시된 경찰청과 한국도로공사의 체납차량 합동 단속에서 경찰관이 체납 차량을 적발하는 모습.2026.4.16 © 뉴스1 권준언 기자

이날 구리·남양주 TG 단속 현장에는 경찰 33명과 도로공사 직원 15명 등 총 48명이 배치됐다. 경찰청과 고속도로순찰대, 서울청, 경기북부청, 구리경찰서 등이 참여해 8개 지점에서 동시에 단속을 진행했고, 체납 차량 자동판독 장치 차량 3대와 암행순찰차, 사이카 등이 동원됐다.

첫 단속 적발 이후, 또다시 10시 17분쯤 단속에 걸린 승용차는 고속도로 통행료 19만 7000원을 체납해 압류된 상태였다. 도로공사 징수원이 "차량이 압류 상태인데 모르셨냐, 수납이 필요하다"고 안내하자 운전자는 체납금을 납부한 뒤 현장을 떠났다.

오전 10시 32분에는 첫 번호판 영치 대상 차량이 적발됐다. 체납액은 31만 원이었다. 취재진이 몰리자 운전자는 "카메라로 찍으면 과태료를 내지 않겠다"며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 현장에서 체납액 전액을 납부하면서 영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현행 질서위반행위규제법에 따르면 자동차 관련 과태료를 30만 원 이상 체납한 상태로 60일이 지나야 번호판 영치가 가능하다. 체납액을 납부하면 번호판은 반환된다. 또 체납 상태에서 교통법규 위반이 반복될 경우 과태료를 범칙금으로 전환해 벌점을 부과하고, 이에 따라 면허 정지나 취소 처분이 내려질 수 있다.

고령 운전자의 경우, 체납액 납부가 지연되는 경우도 볼 수 있었다. 오전 11시 6분쯤 적발된 SUV 차량 운전자는 약 50만 원을 체납한 상태였다. "지방을 많이 다녀 고지서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했고, 모바일 납부가 어려워 경찰 도움을 받아 30~40분에 걸쳐 절차를 진행했다. 현금과 카드 잔액이 부족해 우선 영치 기준에 해당하는 금액만 납부한 뒤 나머지는 추후 납부하기로 했다.

김정훈 서울 강서경찰서 교통관리계 경장은 "어르신들은 보통 우편으로 고지서를 받다 보니 체납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며 "국민비서나 교통민원24 앱을 안내하지만 인증서가 없어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다만 고액 체납자라고 해서 모두 영치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오전 11시 17분쯤 적발된 차량은 과태료 21건, 총 141만 3040원을 체납했지만 번호판 영치 대상은 아니었다. 30만 원 이상 체납액이 60일을 넘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 경장은 "단기간에 과태료가 많이 쌓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납부를 안내한 뒤 차량을 그대로 돌려보냈다.

김정훈 서울 강서경찰서 교통관리계 경장이 적발된 운전자에게 납부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2026.4.16 © 뉴스1 권준언 기자

이날 단속에서는 1000여 대가 넘는 체납 차량이 단속에 적발됐다. 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체납 차량 1077대가 적발됐고, 체납 금액은 약 5억3800만 원이었다. 이 가운데 교통 과태료 체납 차량이 1012대(약 4억6368만 원), 통행료 체납 차량이 65대(약 7449만 원)였다.

경찰은 현장 단속과 함께 실제 운전자 여부도 확인해 범칙금 전환, 벌점 부과, 면허 정지·취소 처분까지 병행했다. 이날 단속에서도 범칙금 전환 등 24건이 이뤄졌고, 이 가운데 1건은 면허 취소로 이어졌다. 경찰은 6월까지 상습 체납 차량에 대한 특별 단속을 이어갈 방침이다.

경찰에 따르면 교통 과태료 누적 체납액은 2025년 말 기준 약 1조1887억 원에 달한다. 다만 올해 들어 징수 강화 대책을 시행하면서 3월 말 기준 체납액은 약 1.3% 감소했다. 번호판 영치만으로도 올해 3월까지 약 5만 대에서 215억 원이 징수돼 전년 대비 115% 증가했다.

경찰과 도로공사는 체납 차량 이동 경로와 패턴을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해 적발 가능성이 높은 지점을 선별하고 있다. 단속 과정에서는 자동판독 시스템이 체납 차량을 인식하면 음성으로 현장 요원에게 전달되고, 차량을 안전지대로 유도해 납부 안내나 번호판 영치 절차를 진행한다.

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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