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폴리텍대학과 KAIST는 17일 대전 KAIST KI빌딩에서 ‘피지컬 AI와 고용·노동의 미래’를 주제로 공동 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양 기관이 지난해 11월 체결한 ‘피지컬 AI 분야 전문인력 양성’ 업무협약의 후속 조치로, 기술 확산에 따른 고용 변화와 대응 전략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포럼에서는 피지컬 AI가 제조 현장과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산업 수요에 대응하는 인재 양성 방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발제는 장영재 KAIST 교수와 방형준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맡았으며, 이후 산·학·연 전문가들이 참여한 종합토론이 이어졌다.
방형준 연구위원은 실증 분석을 통해 피지컬 AI가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그는 피지컬 AI를 로봇과 인공지능이 결합된 기술로 정의하고, 기존 자동화·디지털화 연구를 기반으로 고용 변화를 분석했다.
방 연구위원에 따르면 기술 도입이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대체 효과’와 ‘생산성 효과’로 나뉜다. 대체 효과는 자동화로 기존 인력이 줄어드는 현상이며, 생산성 효과는 효율 향상으로 기업 규모가 확대되며 고용이 증가하는 현상이다.
분석 결과 한국에서는 두 효과가 상쇄되는 경향이 나타났다. 제조업에서 로봇 도입으로 일부 일자리가 감소하는 동시에, 생산성 증가와 수출 확대에 따른 기업 성장으로 고용이 유지되거나 증가하는 흐름을 보인다.
방 연구위원은 이같은 실증 연구결과를 토대로 피지컬 AI가 전체 고용 규모를 급격히 축소시킬 것이란 주장에는 명확한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고용의 ‘질적 변화’는 뚜렷했다. 저숙련·저임금 일자리는 자동화에 의해 감소하는 반면, 고숙련·고임금 직군은 오히려 수요가 증가하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났다.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분야를 중심으로 고숙련 인력 수요가 확대되며 노동시장 구조가 빠르게 재편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AI 유형에 따라 고용시장에 미치는 영향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범용 AI는 고용에 소폭 감소 효과를 보였으나 임금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반면 생성형 AI는 고용 감소 영향은 제한적인 반면 관련 직무의 임금을 상승시키는 경향이 확인됐다. 이는 생성형 AI 활용 인력에 대한 수요가 공급을 앞지른 결과로 해석된다.
한국 노동시장의 구조적 특성도 변수로 지목됐다.
미국과 유럽과 달리 초저임금 노동이 제한된 구조에서는 자동화 대체가 가능한 저숙련 일자리가 초기 단계에서 빠르게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방 연구위원은 동시에 고숙련 인력의 해외 유출이 심화되며 인재 확보 경쟁이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기적으로는 생산가능인구 감소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노동력 자체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피지컬 AI는 노동력 부족을 보완하는 수단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방 연구위원은 “기술 변화로 사라지는 일자리의 인력을 새로운 수요가 있는 분야로 이동시키는 것이 중요하지만, 단순한 직업훈련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피지컬 AI 시대에는 노동시장 전반의 구조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참석자들은 KAIST 제조 피지컬 AI 연구소 테스트베드를 방문해 실제 생산 공정에서 AI와 로봇이 결합된 운영 방식을 확인했다. 현장에서는 실물 장비와 AI 기술이 연동되는 과정을 통해 향후 필요한 직무 역량과 기술 수준을 점검하고, 교육과정에 반영할 구체적 방향을 모색했다.
이광형 KAIST 총장은 “피지컬 AI는 제조와 노동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핵심 기술”이라며 “산업 현장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융합형 인재 양성과 기술 실증 기반 교육 모델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철수 한국폴리텍대학 이사장은 “피지컬 AI가 현장을 바꾸는 속도에 맞춰 인재 역량도 빠르게 진화해야 한다”며 “산업 수요를 교육 과정에 즉각 반영해 현장에서 바로 활용 가능한 기술 인재 양성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한국폴리텍대학 대전캠퍼스에서 KAIST 대학원생들과 교차수업을 진행했다.(사진제공=한국폴리텍대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