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소멸 대안, 외국인 청소년 조기유학과 정착 [공종렬의 인력 정책 제안]

사회

이데일리,

2026년 4월 18일, 오후 05:22

[공종렬 행정사] 한국의 출산율 문제가 심각합니다. 국가데이터처의 ‘2025년 출생·사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2021년(0.81명) 이후 처음으로 0.80명을 기록해 전년 대비 0.05명 늘었습니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 수를 의미하는 지표로, 특정 시점의 연령별 출산율을 합산해 산출한 값입니다. 합계출산율은 2015년 1.24명에서 8년 연속 하락하여 2023년 0.72명을 기록하였다가 2024년 0.75명, 지난해 0.8명으로 2년 연속 반등했습니다.

지난해 연간 출생아는 25만4,500명으로 전년보다 1만6,100명(6.8%) 증가하여 증가율은 2007년(10.0%) 이후 18년 만에 가장 높았습니다. 매년 70만 명 넘게 태어난 ‘2차 에코붐 세대’(1991~1995년생)가 30대 초중반에 들어서 출산 연령대에 진입했고, 코로나로 미루어왔던 결혼이 2022년 하반기 이후 누적되며 시차를 두고 출산 증가로 이어진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2023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평균 합계출산율은 1.43명으로 같은 해 우리나라보다 약 2배 높았으며, 출산율 1.0명 이하 국가는 한국이 유일합니다. 심각한 저출산을 겪고 있는 일본도 1.20명 수준입니다.

공종렬 행정사
이러한 문제로부터 생겨난 새로운 개념 중 대표적인 것이 소위 ‘지방소멸’과 ‘지방소멸위험지수’(‘인구소멸지수’라고도 합니다.)입니다. ‘지방소멸위험지수’는 지역별 인구소멸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만 20~39세 여성인구 수 ÷ 만 65세 이상 고령인구 수’로 계산합니다. 이는 고령인구 대비 실질적 가임여성의 비율을 나타냅니다. 매년 한국고용정보원이 조사하고 있으나, 해외에서는 유사 지표가 널리 활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2025년 10월, 현실을 보다 정확하게 반영하고 정책적 대응을 구체화한다는 명분 하에 지방소멸위험지수의 표현 방식을 백분율(%)로 바꾸고, 분류 체계를 9년 만에 전면 개편한 바 있습니다. 과거 0.5(50%) 미만을 위험 수준으로 보았던 5단계 분류를 양호, 보통, 관리, 경계(20~40 미만), 위험(10~20 미만), 심각(10 미만)의 6단계로 바꾸었습니다. 그 결과 2025년 6월 기준 전체 229개 시군구 중 62곳(심각 단계 7곳 포함)이 위험지역으로 분류됩니다.

그러나 지방소멸위험지수는 일본에서 제시된 개념으로, 가임여성 대비 고령인구 비율만으로 지역 소멸 가능성을 설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인구 감소는 출생·사망뿐 아니라 지역 간 이동, 산업 구조, 일자리 등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받는 만큼, 보다 종합적인 지표 개발이 필요합니다.

◇조기유학 정책의 가능성과 현실적 제약

현재, 모든 외국인은 한국에 입국하거나 체류하기 위해 사증, 즉 비자를 받아야 합니다. 대부분의 국가는 비자 제도를 포지티브 방식으로 운영하며, 비자 발급 목적과 명시된 범위 외 활동은 원칙적으로 제한됩니다.

소멸위험 심각 단계의 전남 고흥군이 작년 인구감소와 지역소멸 문제 해결 방안의 일환으로 개도국들로부터 초·중학생 유학생 유입 정책을 추진하다 비자 문제로 난관에 부딪힌 바 있습니다. 실제로 고흥군 인구는 2006년 81,361 명에서 2026년 3월 59,194 명으로 감소하였고, 고령화율은 2006년 27.7%에서 2025년 말 47.2%로 약 20%p 증가하여 전국 4위를 기록하였습니다. 특히, 미취학·초중고생(0~18세) 인구는 2023년 5,077 명에서 2025년 4,613 명으로 감소하는 등 빠르게 줄어들고 있습니다.

소멸위험지역이 초중고 유학생 유입 정책을 추진하고자 함은 매우 참신하고 검토할 가치가 있는 발상입니다. 일반적으로 어린 시절부터 특정 국가에서 교육을 받고 성장할 경우 해당 사회에 적응하고 장기 체류 또는 정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보호자가 동반할 경우 추가적인 인구 유입 효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비자 제도 한계와 정책적 해법 필요성

그러나 문제는 한국에 조기유학 비자 자체가 없다는 사실입니다. 한국의 유학비자는 전문대학 유학부터 가능하며, 한국어연수(D-4-1) 비자 역시 고등학교 졸업 이상의 학력 소지자만을 대상으로 합니다.

예외적으로 ‘고등학교 이하 교육기관 유학생에 대한 일반연수(D-4-3) 자격 비자’를 통해 입국하는 방법이 있으나, 초중등교육법에 따른 의무(무상)교육기관은 원칙적으로 제외됩니다. 다만 정부기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초청이 있는 경우 예외적으로 허용되지만, 지자체가 학비와 체류비를 사실상 보증해야 하고 체류기간도 1년 단위로 제한되는 등 제약이 큽니다.

이처럼 한국에 정상적인 제도 아래 외국인 미성년자가 조기유학을 하는 것은 매우 제한적인 상황입니다. 현재 국내 초중고에 재학 중인 이주외국인 미성년자는 대부분 부모의 체류자격에 따른 동반(F-3) 자격으로 체류하고 있습니다. 이후 성인이 되면 유학(D-2) 등 별도의 체류자격으로 변경해야 합니다.

문제는 보호자 체류입니다. 미성년 유학생에게는 보호자가 필요하지만, 방문동거(F-1-13)는 소득 요건이 높고 취업이 제한됩니다. 동반(F-3) 비자는 배우자나 자녀에 한정되어 있어 부모에게 적용되지 않습니다. 결과적으로 조기유학을 위한 가족 단위 체류는 현실적으로 큰 제약을 받고 있습니다.

소멸위험지역 문제 해결에 미성년자 조기유학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면,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일정 지역을 대상으로 시범사업 형태의 유학특별비자(D-2-S)를 도입하고, 보호자에게 제한적 체류 및 일정 범위의 취업활동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사증(비자)의 구체적인 종류와 운영 방식은 법적 틀 안에서 정책적으로 설계되는 영역입니다.

한국의 전체 229개 시군구 중 27%인 62곳(심각 단계 7곳 포함)이 ‘지방소멸위험지역’입니다. 지방소멸 대응을 위해서는 보다 현실적이고 유연한 정책 접근이 요구되는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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