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세도 중범죄 처벌받나”…'촉법소년' 연령조정 시민토론회 가보니

사회

이데일리,

2026년 4월 19일, 오후 04:55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소년원 송치(8~10호 처분)는 1개월에서 최대 2년까지 신체의 자유를 박탈하는 처분입니다. 이는 사실상 ‘인신 구속’으로 엄격한 단체 생활과 교육이 수반되는 결코 가볍지 않은 처분입니다.”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19일 오전 서울 광진구 세종대에서 수도권 1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형사미성년자(촉법소년) 연령 시민참여단 숙의토론회'에서 토론과 논의를 당부하고 있다.(사진=성평등가족부)
19일 서울 광진구 세종대 대양AI홀에서 열린 ‘형사미성년자(촉법소년) 숙의토론회’ 현장. 김형률 서울가정법원 판사의 ‘소년사법제도에 이해’ 발표가 끝나자 시민 참여단의 질문이 현장 곳곳에서 쏟아졌다. 보호자 교육을 함께 하고 있는지, 살인 등 중범죄의 경우 최대 2년 소년원 송치 외 추가 처벌이 가능한지, 강제수사가 제한되는 현행 구조가 디지털 성범죄 등에서 증거 확보를 어렵게 하는 것은 아닌지 등 다양한 질의가 잇따랐다.

‘형사미성년자 연령 사회적 대화협의체’가 마련한 시민 대상 숙의토론회가 18일부터 이틀간 오송과 서울에서 각각 열렸다. 이번 토론회는 촉법소년 연령 하향 여부를 포함한 제도 개선 방향을 논의하기 위한 공론화 과정의 핵심 절차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월 국무회의에서 공론화를 거쳐 두 달 내 결론을 도출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주무부처인 성평등가족부는 사회적 대화 협의체를 구성하고 시민참여단을 통해 다양한 의견 수렴에 나섰다.

협의체는 지난달 성인 170여명과 학생·가정밖·학교밖 청소년 30여명 등 총 200여명으로 시민참여단을 구성했다. 이번 토론회에는 수도권 시민 119명, 비수도권 시민 93명 등 총 200여명이 참여했으며, 2004년생부터 1954년생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포함됐다. 참여단은 연령·지역·성별 등을 고려해 구성됐다.

토론회는 △전문가 기조발표 △찬반 토론 △정책 대안 논의 등 3개 세션으로 진행됐다. 참여자들은 사전에 배포된 학습자료와 영상을 토대로 전문가 발표를 듣고 질의응답과 분임 토의를 이어갔다.

토론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정책 결정 과정에 직접 참여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부여하며 사안의 복잡성과 다양한 시각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경기도 용인에 거주하는 김하준(남·18세)씨는 “평소 촉법소년 관련 법률에 대해 경각심과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었다”며 “여러 사회 구성원들과 한자리에 모여 머리를 맞대고 이야기할 기회라고 생각해 주말을 반납하고 나왔다”고 말했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김응겸(남·45세)씨는 “정부의 최종 방향성이 저의 생각과 다르더라도, 시민으로서 계속 움직이고 목소리를 내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이런 소통이 반복될 때 우리가 원하는 방향에 조금 더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원민경 성평등부 장관은 “이번 논의는 처벌 강화라는 결론을 정해놓고 진행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충분한 숙의를 거쳐 사회적으로 수용 가능한 합리적 대안을 도출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촉법소년 연령 하향 논의와 관련해 “연령을 낮추는 것이 과연 문제 해결의 열쇠인지부터 다시 고민해야 한다”며 처벌 중심 접근에서 벗어난 구조적 해법 마련을 강조했다.

특히 위기 청소년에 대한 안전망을 촘촘히 구축할 뿐만 아니라 부처 간 칸막이를 해소하는 등 종합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협의체는 이날 숙의토론회 시작 전과 종료 후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의견 변화 여부를 분석할 예정이다. 시민참여단 의견과 전문가 검토 결과 등을 종합해 오는 30일까지 최종 권고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연령 하향 여부는 국무회의에서 최종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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