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중인 사건' 국정조사…'조작기소 특검' 전례 없는 檢 반발 예상

사회

뉴스1,

2026년 4월 20일, 오전 06:00

이원석 전 검찰총장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윤석열정권정치검찰조작기소의혹사건진상규명국정조사특별위원회에서 열린 대장동·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위례신도시 조작기소 의혹 사건 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6.4.16 © 뉴스1 신웅수 기자

쌍방울·대장동·김용 등 재판 중인 사건들이 국회 국정조사 대상에 올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재판 중인 사건에 대한 국정조사 자체가 '위헌·위법'이자 '재판 개입' 우려가 있다는 의견이 법조계 중론이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이달 말 국정조사를 마치는대로 공소취소를 위한 '조작기소 특검'을 출범하겠단 방침이다.

법조계에서는 "재판 진행 중인 사건을 국정조사하는 것도 모자라 특검을 통해 공소제기 자체를 문제삼겠다는 발상은 도저히 납득할 수가 없다"며 "대한민국 법치주의가 특정 정파의 진영논리에 잠식돼버린 현실에 참담함을 느낀다"고 지적이 나온다.

특히, 조작기소 특검이 특정 사건들에 대한 검찰 기소 자체에 대한 부정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조직 위상이 흔들릴 검찰의 전례 없는 반발이 예상된다.

쌍방울 사건 쟁점 '리호남 행적'…남은 재판 영향 줄까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의 핵심 피고인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장과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은 각각 상고심과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다. 또다른 핵심 피고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만 지난해 6월 대법원에서 유죄 확정판결을 받았다.

법원이 이 전 부지사가 쌍방울 측과 공모해 이 대통령의 방북 대가 등으로 불법 자금을 북한 측 인사에 지급했다는 혐의를 유죄로 인정한 것이다.

다만 민주당은 이 전 부지사 사건에 대한 검찰의 공소 제기가 처음부터 잘못됐다는 취지로 쌍방울 사건을 국정조사 대상에 올렸다. 이번 국정조사에서 이 전 부지사 측이 항소심 재판에서 주장했다가 배척당한 '연어회 술파티 의혹'과 '리호남의 행적'을 다시금 쟁점으로 띄웠다.

특히'리호남의 행적'에 대해서는 국가정보원과 쌍방울 측의 엇갈린 진술이 나오면서 진실 공방이 벌어졌다. 같은 사건으로 현재 재판을 받고 있는 김 전 회장과 안 협회장 사건 결과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종석 국정원장은 지난 3일 국정조사 기관보고에서 민주당 주장과 같이 "2019년 7월 대남공작원 리호남이 필리핀에 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반면 방용철 전 쌍방울 부회장은 지난 14일 증인선서를 하고 '호텔 후문에서 리호남을 만나 김 전 회장이 있는 방 안까지 안내했다'며 '김 전 회장이 그 방에서 준비한 돈을 줬을 것'이라는 취지로 증언했다.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4회국회(임시회)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쌍방울 대북송금 조작기소 의혹 사건 청문회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방용철 전 쌍방울 부회장이 의원 질의에 답변을 거부하고 있다. 2026.4.14 © 뉴스1 이승배 기자

대장동 민간업자 남욱 "검찰 진술 회유"…신빙성 의심
대장동 사건 국정조사에서는 핵심 피고인인 남욱 변호사가 검찰로부터 진술 회유를 당했다는 의혹이 재소환됐다.

앞서 남 변호사는 이 대통령이 취임한 지난해 11월 재판에서 수사 검사가 '배를 갈라서 장기를 다 꺼낼 수 있고 환부만 도려낼 수 있다. 그건 네 선택'이라며 "검사들 수사 방향을 안 따라갈 수 없었다"고 증언한 바 있다.

민주당은 남 변호사가 검찰에게 진술 회유를 당했다면서 대장동 2기 수사팀을 상대로 공세를 퍼부었다.

남 변호사는 지난 16일 국정조사에 출석해 "(검찰로부터) 우리 목표는 하나다. 내려가서 잘 생각해 보라"는 말을 들었다면서 "이 사건이 재수사가 이뤄진 이유는 이 대통령을 기소하기 위한 것이란 건 누구나 아실 것"이라고 증언하기도 했다.

다만, 남 변호사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같은 사건으로 기소된 이 대통령에게 유불리한 진술을 번갈아가면서 방어권을 행사해 신빙성 논란을 자초했다.

대장동 민간업자들로부터 아들 퇴직금 명목으로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4일 항소심 재판에서 "남 변호사 진술을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국정조사에서 불거진 '진술 회유' 의혹이 진행 중인 재판의 쟁점으로 옮겨붙은 모양새다.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대장동·대북송금 의혹 사건을 둘러싼 정치권의 국정조사와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6.4.17 © 뉴스1 구윤성 기자

검찰 "국정조사, 위헌·위법"…"공정·객관적 국조 부탁"
법조계에서는 재판 중인 사건에 대한 국정조사 자체가 '위헌·위법'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이재명 정부 들어 5대 특검(김건희·내란·순직해병·상설특검·종합특검)과 달리 조작기소 특검은 검찰 수사 자체를 부정하는 취지이기도 하다.

특히, 대장동 2기 수사팀에서 대장동 개발사업 민간업자인 남욱 씨 등을 조사했던 이주용 검사가 최근 국정조사 증인으로 출석하라는 연락을 받은 후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일,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을 수사했던 박상용 인천지검 부부장검사가 직무가 정지된 채 정치권의 공세를 받고 있는 상황 등 속에서 감지되는 검찰 내부의 반발 분위기가 조직 전체 차원으로 거세질지주목된다.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대검찰청 차장검사)은 지난 17일 "어떠한 국정조사도 재판에 영향을 주려고 한다는 평가를 받아서는 안 된다는 점은 모든 분이 동의하시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구 대행은 "향후 남은 기간 이번 국정조사를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진행해 주실 것을 다시 한번 간곡하게 부탁드린다"고 촉구했다.

이원석 전 검찰총장도 지난 16일 국정조사 증인으로 출석해 "(국정조사가) 헌법과 법률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그는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 사건에 대한 대법원의 무죄 확정 판결을 언급하며 "그걸 보면 명확하게 재판에 관여할 목적이란걸 알 수 있다"고 밝혔다.

'대장동 개발비리 사건'을 수사 지휘한 송경호 전 서울중앙지검장은 19일 입장문을 통해 "확정되지 않은 재판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단정적으로 '조작기소'라는 정치적 판결을 내리는 것은 사법권 독립에 대한 명백한 침해"라고 반발했다.

재경지검의 한 검사는 "수사의 공정성은 둘째치고 수사 인력이 부족해 종합특검도 파견 검사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상황인데, 조작기소 특검이 온전하게 수사 인력을 확보해 운영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향후 조작기소 특검 구성의 난항을 예상했다.

younm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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