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50인 이상 100인 미만인 중소기업들이 대기업과 달리 장애인을 고용할 시스템과 자본 등을 갖추지 못한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해 장애인 고용을 지원할 정책 변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정부가 임금을 보조하거나 지방자치단체가 장애인 채용을 지원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20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민간기업 중 ‘장애인 완전미고용기업’은 2024년 33.4%로 2017년(28%) 이후로 8년간 지속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완전미고용기업은 장애인을 고용해야 하지만 고용실적이 없는 기업을 의미한다. 완전미고용기업 비중이 늘어난 건 100인 미만 사업장 비중이 △2017년 49.1% △2018년 52.1% △2019년 52.8% △2020년 53% △2021년 54.5% △2022년 56% △2023년 56.7% △2024년 58.5%로 증가한 영향이 크다.
100인 미만 사업장은 사실상 장애인 고용 제재 대상에서 벗어나 있다. 장애인 의무고용율은 50인 이상 사업장을 대상으로 하지만, 이를 지키지 않았을 때 내야 하는 고용부담금 납부 대상은 100인 이상 사업장이기 때문이다. 50인 이상 99인 미만 사업장은 상시 근로자 수 대비 장애인 직원을 3.1% 고용해야 하는 의무만 있을 뿐, 이를 지키지 않아도 별다른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
독일의 경우 60인 이상 사업장 등 영세기업을 대상으로도 고용부담금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최근 발간한 ‘장애인 고용부담금 관련 국내외 정책과 입법 동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독일의 60인 이상 사업장은 지난해 기준 미고용 인원 1인당 155~405유로(약 27만~70만원)를 납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100인 이상 사업장의 미고용 인원 1인당 부담금은 최대 월 216만원이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관계자는 “현재 국회에 발의된 관련 법안 중 고용부담금 대상을 50인 이상 99인 미만으로 확대하는 법안은 없다”며 “공식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사진=게티이미지)
전문가들은 제재에 앞서 중소기업에서도 장애인 고용에 적극 나설 수 있는 정책 마련을 우선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고용 방식을 대기업과 달리 좀 더 유연하게 적용하도록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일본의 경우 중소기업이 협동조합에서 함께 장애인 고용사업을 담당해 여러 사업주의 고용률을 합산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미국은 주지사가 기업과 장애인을 이어주는 역할을 맡아 장애인 고용 서비스에 직접 나서고 있다.
정부는 민간기업의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현재 3.1%에서 2027년 3.3%, 2029년 3.5%로 단계적으로 상향하고 다각적 지원을 병행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50∼99인 사업장의 경우 의무고용률을 충족하지 못해도 전년 대비 중증 장애인 고용률이 늘었다면 1인당 월 35만∼45만원을 지급하는 식이다. 노동부는 “50~99인 사업장에 인센티브 형식의 고용지원금을 지급하고 있지만, 새로 신설된 지원금은 의무고용률을 맞추지 못해도 지원금을 부여한다는 개념”이라며 “소규모 사업장의 장애인 고용을 늘리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조한진 대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장애인 직원이 비장애인보다 월급이 많은 이유는 정부에서 각종 수당 등으로 지원해주고 있기 때문”이라며 “지금 정부의 고용지원금은 기업에 주는 방식으로, 지방자치단체나 중앙정부가 장애인에게 직접 주는 임금 보조금도 신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 교수는 “우리나라는 장애인 고용을 장애인고용공단에서만 담당하고 있는데 지방자치단체도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