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수치료 연 15회로 제한…횟수 넘기면 병원이 '무료시술' 해야[only 이데일리]

사회

이데일리,

2026년 4월 21일, 오전 05:56



[이데일리 안치영 기자] 정부가 도수치료 횟수 기준을 넘길 경우 이를 임의비급여로 간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경우 병원이 도수치료를 시행하더라도 환자에게 비용을 청구할 수 없어 과잉 진료 자체가 자연스럽게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0일 의료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관리급여로 지정한 도수치료에 대해 기준 횟수를 초과할 경우 임의비급여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임의비급여는 국민건강보험법에 규정되지 않은 진료 행위를 의료기관이 임의로 제공하는 것을 뜻한다. 의사의 책임 아래 환자에게 시술 등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는 있지만 환자에 비용을 받을 수도 없고 건강보험 청구도 불가능하다.

기준 횟수를 넘긴 도수치료가 임의비급여로 분류되면 의료기관은 환자에게 무료로 치료를 제공해야 한다. 이를 우회해 다른 비급여 항목에 도수치료 비용을 포함시키는 방식, 이를테면 ‘도수치료 패키지’ 형태로 비용을 청구할 경우 의료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게 의료계 설명이다.

이 경우 병원은 기준 횟수를 초과해 도수치료를 제공할 유인이 사라진다. 환자가 요구하더라도 정당하게 치료를 거절할 수 있으며 이는 의료법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

(자료=의료계, 그래픽= 문승용 기자)
복지부는 도수치료 건강보험 요양급여 적용 기준에 주간·연간 제공 횟수를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주 2회, 연 최대 15회 수준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건강보험 비급여 자료 등에 따르면 도수치료 이용자의 95%는 연간 15회를 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의료계 관계자는 “전문가 판단으로는 일반적으로 연간 15회 정도가 적정하다는 의견이 많다”면서도 “수술 이후 집중적인 도수치료가 필요한 사례 등을 고려하면 최종 기준은 보다 여유 있게 설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가격은 4만~4만 3000원 수준으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기존 10만원 안팎이던 도수치료 비용이 원가 대비 수익률이 높다고 보고 가격을 최대한 낮추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3만원 이하도 거론됐지만 의료계 반발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도수치료 건강보험 수가가 4만원으로 확정될 경우 건강보험 재정은 연간 약 400억원이 추가로 필요할 전망이다. 복지부는 이 정도 재정 지출은 과잉 진료 방지 효과를 고려하면 감당 가능한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

이처럼 도수치료에 대해 국가가 관리를 엄격하게 할 경우 도수치료 관련 실손보험금 지급액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손해보험협회가 추산한 도수치료 시장 규모는 2025년 기준 1조 3000억원이다. 관리급여가 시행되면 연간 지급액이 7800억원 이상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횟수 제한 등으로 과잉 이용이 줄고 5세대 실손보험으로 전환하는 가입자가 늘 경우 지급액 감소 폭은 더 커질 수 있다.

특히 5세대 실손보험 가입자는 도수치료 본인부담금을 실손보험으로 거의 보장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5세대 실손보험은 건강보험 급여 항목에 대한 보장률이 낮다. 건강보험과 실손보험의 중복 보장을 줄이기 위한 구조다. 실손보험 보장률이 건강보험 수준(관리급여의 경우 5%)까지 낮아질 경우, 환자의 실제 본인부담금은 약 3만 6000원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관가와 의료계에서는 도수치료 관리급여 제도 개편은 이르면 하반기부터 적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도수치료 가격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의료행위전문평가위원회에서 논의된 상태다. 다음 단계인 심평원 적합성평가위원회에서 급여 기준 횟수를 확정하게 된다. 이후 최종 단계인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거쳐야 하는 만큼 모든 절차가 상반기 내 마무리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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