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교진 교육부 장관이 15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성장엔진 연계 지역인재 양성방안(서울대 10개 만들기)을 발표하고 있다. 2026.4.15 © 뉴스1 김기남 기자
교육부가 '서울대 10개 만들기' 방안을 발표한 지 엿새 만에 국공립대 교수단체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지역대학 육성과 대학 서열 완화라는 당초 취지가 약화된 채 일부 대학에 대한 선별 지원과 산업인력 양성 중심 정책으로 변질됐다는 이유에서다.
21일 교육계에 따르면 지난 20일 전국국·공립대학교수연합회, 거점국립대학교수연합회, 국가중심대학교수회연합회 등은 공동선언문을 내고 교육부의 '서울대 10개 만들기'(성장엔진 연계 지역인재 양성 방안)을 "거점국립대 줄 세우기식 졸속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거점국립대는 서울대 포함 10곳이고 국가중심대는 거점국립대를 제외한 전국의 국공립대학과 교육대학 등 29곳이다.
교육부는 지난 15일 올해 3개 거점국립대를 대상으로 '브랜드 단과대학', '인공지능(AI) 거점대학' 사업을 패키지로 집중 지원해 교육·연구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방안을 발표했다. 올해 3개 거점국립대에는 지난해 대비 교당 약 1000억원 내외의 예산을 추가로 지원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들 단체는 특히 정부가 거점국립대 가운데 3곳만 선정해 집중 지원하기로 한 점을 들어 "비거점 국공립대는 참여 기회조차 배제됐다"며 "대학 간 경쟁만 부추기고 지역 고등교육 생태계의 균형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5극3특 전략과 연계하려면 9개 거점국립대를 고르게 지원하고 국가중심대와의 연계를 강화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시민단체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도 같은 날 논평을 내고 정책 방향이 본래 취지에서 이탈했다고 비판했다. 사걱세는 "당초 정책은 거점국립대 네트워크를 통해 대학 서열 구조를 완화하고 대입 경쟁을 분산하는 데 목적이 있었지만 이번 방안은 전략산업 인력 양성 중심으로 축소됐다"고 평가했다.
이는 정책 발표부터 제기된 '서울대 4개 만들기'라는 지적과도 이어진다. 당시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우선 3개 대학에 집중 투자해 성공 모델을 만든 뒤 확산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며 "비선정 6개 대학에도 기존 470억원 수준에서 300~400억원을 추가 지원해 단계적으로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업과 연계한 '브랜드 단과대학' 모델을 둘러싼 우려도 적지 않다. 교육부는 기업·출연연과 협력한 단과대학 및 융합연구원 설립을 지원할 계획이지만 교육계에서는 "기업 주도 구조가 대학의 학문적 자율성과 공공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8개 전략산업의 응용기술 위주로만 투자가 이뤄져 기초학문과 교양교육 발전을 약화시킬 위험이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재정규모가 부족하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사걱세는 "거점국립대를 서울대 수준으로 끌어올리려면 연간 수조 원 규모 투자가 필요하지만 현재 계획은 이에 크게 못 미친다"며 "오히려 대학 간 격차를 축소하기보다 고착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교육부는 입장문을 통해 "교육부는 전체 거점국립대의 교육과 연구의 질 향상을 위한 투자계획을 갖고 행·재정 지원을 이어나갈 계획"이라며"지역 전략산업과 관련된 부분은 성공 모델을 만들어 타 분야로 확산해 나간다는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또 "우수 교원 확보가 필수적인 방안인 만큼 재직 교원을 포함해 우수 교원에 대해서 파격적인 지원이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cho@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