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대한변호사협회가 변호사 수 감축을 주장하며 집회를 열었다.(대한변협 제공)
변호사 시험 합격자 수 결정을 하루 앞두고 실무계와 학계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실무계는 변호사들의 생존이 위협받고 있다며 합격자 수 감축을 요구하는 반면 학계는 합격률을 응시자의 80%까지 끌어올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 산하 변호사 시험 관리위원회는 23일 비공개회의를 열고 제15회 변호사 시험 합격자 수 규모를 논의할 예정이다. 합격자 수는 23일 오후 5시에 발표된다.
관리위원회는 △법무부 차관 △법학교수 5명 △법원행정처장 추천 10년 이상 경력 판사 2명 △10년 이상 경력 검사 또는 법무부 고위공무원단 2명 △대한변호사협회장 추천 변호사 3명 △그 밖에 학식과 덕망이 있는 사람 2명 등 총 15명으로 구성된다. 법학교수 5명 중 4명은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로스쿨협의회), 1명은 한국법학교수회가 추천한다.
통상 관리위원회 회의에서는 법무부가 기준점이 되는 변호사 합격자 수를 먼저 제시한다. 위원들은 이를 기준으로 즉석에서 의견을 교환하고 투표를 진행한다. 이후 회의 결과를 바탕으로 법무부 장관이 최종 합격자 수를 결정한다.
대한변호사협회(대한변협)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등록 변호사 수는 3만 8234명이다. 지난해(1774명)만큼 합격자가 배출된다면 변호사 수는 올해 4만 명을 넘길 예정이다.
현재 변호사 수는 공인회계사(2만 8141명), 세무사(1만 7369명), 변리사(1만 1293명), 법무사(7968명) 등 다른 전문 자격사와 비교해 많은 수준이다. 변협은 "변호사는 등록자 수도 많지만 활동 비율 역시 전문직 중 최고 수준으로, 시장 포화 상태가 임계점을 넘어섰다"며 "구조적 공급 과잉이 지속될 경우 변호사 서비스의 질적 저하는 물론이고 궁극적으로는 국민의 법적 권익 침해로 직결될 것"이라고 했다.
법률시장 규모에 비해 신규 변호사 배출 규모가 과다하다는 지적도 있다. 대한변협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한국 법률시장 규모는 146억 달러로, 일본(450억 달러)의 3분의 1 수준이다.
그러나 신규 등록 변호사 수는 시장 크기에 비례하지 않는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21년 4.1배 △2022년 4.8배 △2023년 5.9배 △2024년 5.2배 등으로한국의 신규 등록 변호사가 일본 대비 4~6배 많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변호사 수는 생존의 문제"라면서 "말 그대로 '망하는' 변호사도 많이 나온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한 달에 한 건 수임도 쉽지 않아 지인 변호사 중에서는 다른 일을 찾아 떠나간 사람도 있다"고 했다.
반면 학계에서는 합격자 수를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로스쿨협의회는 앞서 성명서를 내고 "현재 50%대 합격률은 유능한 인재들을 여러 차례 재응시로 내몰아 사교육 시장에 의존하게 만드는 기형적 구조를 고착시키고 있다"며 합격자를 응시자의 80% 수준으로 높여야 한다고 했다.
정형근 경희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변호사 수를 발표할 때마다 양측이 충돌해 왔다"며 "(합격자) '1700명'이라는 선은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진 숫자라고 간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어 "먹고 사는 것은 각자의 영역에 맡겨져 있는 것인데 인위적으로 배출 인원을 줄여 소득을 보장해 주겠다는 것은 어디에서도 통하지 않는 생존법"이라며 "그보다 국민들이 변호사의 조력을 받고 만족해할 수 있도록 신경 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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