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하며 손수 만든 '마법의 엑셀' 삭제하자 회사가 고소…"제 잘못인가요"

사회

뉴스1,

2026년 4월 23일, 오전 05:00

© 뉴스1 김초희 디자이너

퇴사 과정에서 자기가 만든 자동화 엑셀 파일을 삭제한 직장인이 회사로부터 형사 고소 위기에 놓였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퇴사할 때 제가 만든 '마법의 엑셀' 지웠는데, 고소하겠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A 씨는 자신을 "5년 동안 한 중소기업에서 회계와 총무를 맡아 근무했다"며 "지난주에 지긋지긋했던 회사에서 퇴사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현재 전 직장으로부터 '업무방해죄'로 고소하겠다는 내용증명을 받기 직전"이라고 사연을 전했다.

사건의 발단은 A 씨가 3년간 만든 자동화 엑셀 시트 때문이었다. 그는 "회사가 너무 수동적인 구조라 모든 데이터를 일일이 입력하고 대조해야 했다"며 "너무 비효율적이라고 느껴 매크로와 함수를 활용해 '마법의 엑셀'을 만들었다"고 했다.

자기가 만든 프로그램에 대해 A 씨는 "8시간 걸릴 결산 업무를 단 30분 만에 끝낼 수 있는, 내 피와 땀 눈물이 섞인 결과물이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퇴사 과정에서 A 씨는 회사와 갈등이 불거졌다. 그는 "남은 연차 수당은커녕, 인수인계가 부족하다며 마지막 달 성과급까지 깎겠다고 협박하더라. 너무 화가 나서 퇴사 당일 내가 만든 그 엑셀 툴과 자동화 서식들을 모두 삭제했다"며 "물론 공식적인 '인수인계 문서'와 '원본 데이터'는 그대로 남겨뒀다"고 밝혔다.

이어 "다음 날, 제 후임자가 업무를 시작하자마자 난리가 났다. 예전처럼 수기로 하려니 도저히 속도가 나지 않았고, 회사는 'A 씨가 고의로 업무용 파일을 파괴해서 회사의 업무를 마비시켰다'며 형사 고소를 운운하고 있다"고 전했다.

A 씨는 "그 엑셀 툴은 회사가 시켜서 만든 게 아니다. 제 업무를 편하게 하려고 제 노하우를 쏟아부어 만든 '개인 무기'였다"며 "회사가 제공한 엑셀 프로그램 위에 제 지식을 얹은 것뿐인데, 퇴사할 때 제 지식을 수거해가는 게 왜 죄가 되는 거냐?"라고 호소했다.

해당 사연을 두고 누리꾼들은 "개인 파일 지웠는데 게거품 무는 회사면 퇴사하길 잘했다", "회사에서 월급 받으며 근로 중에 만든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소송을 걸어도 회사 손을 들어줄 확률이 높다", "회사 컴퓨터로 업무시간에 작성한 결과물을 고의로 훼손 했으면 처벌받는 게 당연하다. 벌금도 받고 민사로 손해배상까지 해줘야 할 듯", "원래 있던 중요한 프로그램 자체를 지운 것도 아니고 그냥 내가 내 할 일을 위해 만든 '방법'을 지웠다고 문제가 된다고 보이진 않는다" 등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khj8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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