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행사장 앞 카페도 일회용 컵 펑펑…단속은 '카페 100곳 중 1곳'뿐

사회

뉴스1,

2026년 4월 23일, 오전 06:30

13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일회용컵이 다량 사용되고 있다. © 뉴스1

이상고온으로 때 이른 더위가 이어지며 일회용 플라스틱 컵 등 일회용품 소비 증가가 예상되는 가운데, '탈(脫) 플라스틱' 정책의 핵심인 '컵 가격 표시제' 도입이 지연되면서 실내 일회용품 사용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단속 역시 계도 중심에 머물러 실효성이 낮았다는 지적이다. 여름철 음료 소비가 급증하는 시기를 앞두고 제도 시행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3일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실이 기후에너지환경부에서 제출받은 '매장 내 일회용품 규제 정책 관련 자료'에 따르면 최근 현장 점검에서 적발된 1회용품 위반 건수는 2023년 9806건, 2024년 3171건, 2025년 1058건으로 나타났다. 과태료 부과는 각각 90건, 124건, 116건으로 나타났다. 위반 건수 대비 실제 제재로 이어진 비율은 낮았다.

단속은 100곳 중 단 1곳…'계도 위주'에 그친 일회용품 규제
기초지자체 226곳 기준으로 보면 한 곳당 연 5건, 분기당 1건꼴에 그친다. 국가데이터처 추산 전국 카페 수(7만 9350개)와 비교하면 100곳 중 1곳 남짓만 1년에 1번 제재 처분으로 이어진 수준이다. 현장 체감과 통계 간 괴리가 크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업종별로 보면 식품접객업소 비중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2025년 기준 전체 위반 1058건 중 1008건이 식품접객업소에서 발생했다. 2024년은 3171건 중 2198건, 2023년은 9806건 중 9067건으로 비슷한 구조였다. 카페와 음식점 등 실내 영업장에서 일회용품 사용이 집중된 상황이다.

이 같은 통계 변화는 정책 기조 변화와 맞물려 있다. 코로나19 시기 완화됐던 매장 내 일회용품 사용 제한은 윤석열 정부가 시작된 2022년 말 다시 강화되며 단속이 재개됐다. 이 영향으로 2023년 위반 건수가 크게 늘었다. 이후 소상공인 부담과 현장 반발이 이어지면서 단속은 과태료 부과보다 안내·홍보 중심으로 전환됐다. 결과적으로 위반 건수는 줄었지만 처벌은 제한적인 구조가 이어졌다.

국제 기후행사 옆에서도 일회용 컵 일상화…'컵 가격 표시제' 실효성 낼까
실제 현장에서는 '계도' 상황과 거리가 있다. 12~13일 서울 종로 일대 커피 전문점에서는 카페 내 일회용 컵 사용이 다수 확인됐는데, 약 10명이 앉을 수 있는 테이블에 일회용 컵이 4~5개 놓여 있는 모습도 취재됐다. 다회용컵 사용이 가능한 매장 내에서도 상당수 일회용 플라스틱이 사용된 것이다.

20일 전남 여수에서도 유사한 장면이 이어졌다. '제3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기후주간' 및 '녹색대전환(GX) 국제주간' 행사장 인근 커피 전문점 등에서 매장 이용 고객이 일회용 컵을 사용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국제 기후행사가 열리는 지역에서도 매장 내 일회용 컵 사용은 일상적으로 이뤄지고 있었다.

정부는 일회용 컵 등 사용이 지속되는 원인을 '편의성, 경제성'으로 판단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제출 자료에서 매장 내 일회용품 사용이 이어지는 이유로 소비자와 사업자의 편의성과 비용 문제를 꼽았다. 이에 따라 개인컵 사용 활성화와 탄소중립포인트 참여 매장 확대 등을 개선 방향으로 제시했다.

계도에 이은 정책은 교육·홍보에 집중돼 있다. '탈 플라스틱 사회전환 확산 캠페인' 예산은 2024년부터 매년 7억 원가량 편성됐다.

이재명 정부 들어 추가 제도 도입이 검토되고 있다. 기후부는 지난해 12월 발표한 탈 플라스틱 대책을 통해 2030년까지 100만 톤 감축과 200만 톤 재생 원료 대체를 통해 폐플라스틱을 700만 톤 수준으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음료 매장에서 일회용 컵 사용 시 300원 안팎 비용을 별도로 부담하는 '컵 가격 표시제'(컵 따로 계산제) 도입도 추진 중이다.

다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매장 내 일회용 컵 사용이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어, 제도 도입 이전에 단속과 관리 체계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여름철 소비 증가 국면에서 정책 공백이 이어질 경우 일회용품 사용 증가를 막기 어렵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김 의원은 "정책은 선언이 아니라 현장에서 작동해야 의미가 있다"며 "정부는 소상공인 부담을 고려하되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수준의 규제 실효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ac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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