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서울시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게양대에 걸린 헌법재판소 깃발이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 2026.3.24 © 뉴스1 박정호 기자
헌법재판소가 1년 간 비슷한 취지의 헌법소원 수백 건을 제기한 청구인에 대해 온라인 접수를 제한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정 청구인이 한 해 수십~수백 건의 헌법소원을 남발하는 '묻지 마 청구'가 전체 사건의 30%에 달하자, 헌재가 남소(濫訴) 방지에 나선 것이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지난해 12월과 올해 3월 청구인 A 씨와 B 씨에 대해 각각 헌법소원 전자접수 시스템 사용을 3개월간 정지했다. 헌법소원을 남발하는 사람에 대해 전자접수를 제한하는 규정은 2022년 9월 마련됐는데, 헌재가 이 규정을 집행한 것은 처음이다.
A 씨는 "경찰이 불법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감금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며 지난해에만 308건의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B 씨는 올해 1~3월 법원 판결과 재심·항고 기각 결정 등에 대해 312건의 헌법소원을 냈다. A 씨는 전자접수가 막히자 우편으로 헌법소원 2건을 추가로 제기했다고 한다.
헌재가 전자접수 제한을 꺼내든 이유는 심각한 '남소 문제' 때문이다. 2022년부터 올해 3월까지 5년간 접수된 헌법소원 1만2347건 중 4247건(34.4%)은 단 9명이 낸 사건이다. 헌재는 한 사람이 연간 50건 이상의 헌법소원을 청구할 경우 남소로 분류해 관리하고 있다.
헌재는 남소 행태를 방치할 경우 통계 왜곡과 행정력 낭비를 초래할 수 있다고 본다. 헌재 심사를 지연시켜 타인의 기본권을 침해할 우려도 적지 않다. 헌재 관계자는 "지난달 '헌법소송 남소 방지' 관련 정책 연구 용역을 발주한 상태"라며 "용역 결과에 따라 후속 대응을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dongchoi89@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