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질은 항문 주위 조직이 돌출되는 치핵, 점막이 찢어지는 치열, 염증으로 통로가 생기는 치루를 통칭한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치질은 더 이상 남성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는 남녀 발생 비율이 거의 대등해졌음을 보여준다. 특히 2030 젊은 여성층의 발병률 증가는 주목할 만한 변화다.
젊은 치질 환자가 증가하는데는 구체적인 이유가 있다. 첫째는 장시간 앉아 있는 습관과 운동 부족이다. 이는 항문 괄약근을 느슨하게 하고 혈액순환을 방해한다. 둘째는 무리한 다이어트다. 식사량이 급격히 줄면 장 운동이 정체되어 변비가 생기는데, 변비는 치질 발생률을 4배 이상 높인다. 셋째는 음주와 자극적인 식습관이다. 알코올은 간문맥압을 높여 항문 혈관을 확장시킨다.
최근 여성 치질 환자들이 늘어나는 것은 여성이 남성에 비해 항문 피부 조직이 상대적으로 연약한 이유도 있다. 또 임신과 출산 과정에서 호르몬 변화와 복압 상승은 항문 주위 혈류를 정체시켜 치핵을 유발하는 요인이 된다.
많은 환자, 특히 여성들은 환부의 민감함 때문에 치료를 미루거나 숨기곤 한다. 수술에 대한 공포와 부작용(통증, 협착, 재발)도 치료를 주저하게 만드는 요소다.
하지만 치질은 무조건 수술만이 능사가 아니다. 한방에서는 치질을 항문 주위의 나쁜 기운인 습(濕), 열(熱), 풍(風), 조(燥)의 불균형으로 본다. 즉, 단순히 항문의 문제가 아니라 위와 대장의 기능 저하 등 내부적인 원인이 밖으로 드러난 결과인 셈이다.
이런 배경에서 전통 한방 통합 요법의 핵심은 대장 기능을 정상화하여 배변을 원활하게 하고, 항문 주변의 혈액순환을 도와 울혈을 풀어주는 데 있다. 소치탕(湯)과 소치고(膏)의 복합 처방을 통해 치질을 다스리는데, 속을 다스리고 겉을 치유하는 한의학적 치료 원리와 궤를 같이 한다.
치료의 구성은 정교하다. 우선 한방 탕약은 위와 대장의 소화력을 높이고 숙변을 제거해 변비와 설사를 근본적으로 예방한다. 또 장내 유익균을 활성화해 장내 환경을 건강하게 재건한다. 치료제 복용과 함께 직접적인 체감 효과를 주는 것은 바르는 한방 연고제다. 황기, 괴각, 대계근 등 상처 치유와 염증 해소에 탁월한 약재를 추출해 만든 이 연고는 환부에 직접 작용해 출혈을 멎게 하고 부종을 가라앉힌다.
피부 조직의 탄력을 강화하는 성분이 포함돼 배변 후나 일상생활 중 수시로 바르는 것만으로도 통증과 가려움증을 완화할 수 있다. 이러한 한방 치질 치료는 수술 대신 치핵 자체에 대한 치료와 장 기능 개선, 면역력 강화를 동시에 도모하는 장점이 있다.
치질은 참는다고 나아지는 병이 아니며, 그렇다고 반드시 칼을 대야 하는 병도 아니다. 수술이 두렵거나 일상생활을 유지하며 치료받고 싶은 환자들, 특히 임산부나 다이어트로 고생하는 여성, 기력이 약해진 암 환우들에게 한방 통합 요법은 건강한 일상을 되찾아줄 좋은 대안이 될 것이다. 항문 건강은 결국 전신 건강의 거울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