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봉수 전 수원지검장 © 뉴스1 김영운 기자
신봉수 전 수원지검장(사법연수원 29기)은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국정조사에서 불거진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관련 의혹을 토대로 '조작기소 특검'을 추진하려는 것에 대해 "특정 정파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법치주의라는 대형 댐에 돌이킬 수 없는 구멍을 내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신 전 지검장은 29일 A4용지 13장 분량의 입장문을 통해 "대북송금 유죄 확정판결이 있음에도 유죄 증거는 모두 배제한 채 법원에서 받아들이지 않은 피고인 이화영(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일방적인 주장만을 앞세우는 위헌·위법한 국정조사"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신 전 지검장은 "국정조사는 수년간 법원의 증거조사와 판단이 이루어진 사실관계와 법리를 단기간에 송두리째 뒤집고 있다"면서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은 유죄 선고된 피고인들의 뒤바뀐 일방 주장과 편향된 일부 반대자료만을 전면에 내세워 국회가 단정적으로 조작기소이자 무죄라는 판결까지 내리려 한다"고 했다.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검찰의 회유로 거짓 진술을 했다는 의혹을 비롯한 '연어회 술 파티' 의혹, 쌍방울그룹으로부터 돈을 받은 대남공작원 리호남의 '필리핀 행적 의혹' 등은 모두 법원이 배척한 증거였지만, 국회 국정조사에선 마치 드러나지 않았던 '새 정황'처럼 포장돼 검찰의 조작기소를 뒷받침하는 근거로 활용되고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신 전 지검장은 국정조사에서 제기된 의혹 주장들을 쟁점별로 반박했다.
그는 "김 회장의 연어회 술 파티 회유·압박 의혹은 2024년 4월 4일 이 전 부지사의 재판에서 김 회장의 지시로 쌍방울그룹 직원들이 사 온 고급 연어회 등 '성찬'과 소주를 이 전 부지사와 함께 마시는 과정에서 검사도 아닌 김 회장이 이 전 부지사를 회유·압박해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에 대한 허위 진술을 했다고 변명하면서 시작됐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 이 전 부지사는 그 변명과 다른 객관적 자료가 나올 때마다 장소(1315호→1313호), 음주 여부(얼굴이 벌게지도록 마셨다→입을 대니 술이어서 마시지 않았다), 회유 이유(대북송금 자백 진술을 유지하기 위해→진술을 받기 위해) 등 수시로 번복했다"고 꼬집었다.
또 "국정조사 목적이 진실규명이라면 법원에서 유죄로 인정한 증거·증인까지 조사하여야 함에도 이를 모두 배제했다"며 "특히 소위 '연어회 술 피티'가 있었다는 당일 참여 변호인으로서 당시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변호인조차도 증인으로 채택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신 전 지검장은 리호남의 행적과 관련해선 "법원도 지적했듯이 리호남은 리철, 리철운, 강호진, 리명운 등 다수의 가명과 위장 신분 및 위조 해외 여권을 가지고 비밀리에 암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출입국 국가의 공식 입국자료 확인 등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이어 "상식적으로 명색이 대남공작원인데 (아시아태평양) 공식 대회 초청을 받거나 공식 대회에 참석할 리 만무하다"며 "심지어 국정원 직원도 법정에서 '리호남이 필리핀 마닐라를 방문했을 가능성을 100%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증언해 법원에서는 이 전 부지사의 변명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했다.
신 전 지검장은 국회 국정조사의 위헌·위법성도 지적했다. 대북송금 사건을 비롯한 국정조사 대상 7개 사건이 대부분 재판이 확정 또는 진행 중이거나 정지된 상태인 데다, 민주당이 국정조사를 발판 삼아 이재명 대통령 사건의 공소취소를 위한 특검 출범을 강행하려 한다는 것이다.
그는 "결국 국정조사의 최종 목표가 진실규명이 아니라 대북송금 등 대법원 유죄 확정판결 사건, 유죄판결이 선고되어 상급심 재판 중이거나 1심 재판 중인 사건 재판에 개입해 공소취소를 끌어내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피하기 어렵다"고 했다.
신 전 지검장은 '특검에 의한 공소취소'는 법을 위반하고도 처벌받지 않는 예외를 만들어 사법 시스템을 와해할 것이라면서 "사법부·재판독립, 삼권분립을 극심하게 훼손한 구멍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서 결국에는 우리 민주주의와 헌정질서에 돌이킬 수 없는 위험과 붕괴를 유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dongchoi89@news1.kr









